책상에 앉으면 늘 시야 한쪽에 들어오던 낡은 탁상시계가 있었다. 벽에 기대어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던, 볼품없고 오래된 시계였다. 평소에는 그 존재를 의식하지 않았다. 아니, 있어도 그만, 없어도 별 문제가 없는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그 시계가 갑자기 멈추었다. 건전지를 갈아 보아도 꿈쩍하지 않았다. 결국 버릴 수밖에 없었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휴대전화도 있고 컴퓨터 화면 한쪽에도 시간이 표시되니 불편할 게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시계가 사라지고 나니 이상하게도 자꾸만 허전했다. 시간을 확인하려고 고개를 들면, 늘 그 자리에 있던 것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컴퓨터 화면 구석의 작은 숫자를 찾아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아야 했다. 그 짧은 순간이 생각보다 훨씬 번거롭고 답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