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였다.
전화가 울려 받았더니, 다급한 미국인 목소리가 들린다.
“경찰서인데, 당신이 저지른 범죄 사실을 급히 확인해야 합니다. 묻는 말에 성실히 대답해 주시죠.”
아니, 나처럼 법 없이도 살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다니. 영어로 따질까 하다, 한국어로 한 방 날렸다.
“사기를 치더라도 좀 제대로 치라.”
요즘 세상, 이메일 사기는 하루 세 끼 식사처럼 꼬박꼬박 온다.
“당신이 총 한 자루를 사서 Paypal로 결제했습니다. 의문이 있으면 지금 즉시 전화하십시오.”
총이라니, 나는 물총 말고 쥐어본 적도 없는데.
“응급약품 세트를 무료로 보내 드리니 ‘수락’ 버튼을 누르십시오.”
CVS 로고까지 똑같이 붙여놨으니, 어지간히 순진한 사람은 “세상에 이런 공짜가?” 하며 클릭할지도 모른다.
State Farm을 사칭하며 “300달러짜리 긴급 자동차 정비 세트를 단돈 19.99달러에 드린다”는 이메일도 받았다. 솔직히 말하면, 순간 혹했다. 세트 내용이 타이어 펌프랑 라면이라도 포함돼 있으면 혹시 쓸모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리고 압권은 이거다.
“당신 은행 계좌에 7,500달러를 입금해 드리겠습니다. 계좌 번호를 급히 보내주십시오.”
7,500달러라니. 그 돈이 하늘에서 떨어질 리 없다는 걸 왜 자기들만 모를까? 이런 거에 넘어가면, 돈만 잃는 게 아니라 자존심도 바닥까지 긁히는 법이다.
결론?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공짜’라는 단어에 넙죽 속아 넘어가는 걸까.
아마도 순진한 사람보다 더 순진한 건… 사기꾼 자신들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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