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베이에서 중고로 산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기 시작한 지 꽤 됐는데, 이상하게도 책갈피는 늘 그 자리에 있다. 세 권으로 된 책 전체 분량이 1,500쪽쯤 되니 만만한 분량은 아닌데, 책갈피가 좀처럼 앞으로 가지 않으니 이걸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나마 제1권 절반쯤 읽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런데도 아직도 주요 등장인물 이름이 헷갈리니, 이름 외우는 것만으로도 이미 지치는 느낌이다.러시아 사람들의 이름은 처음부터 구조가 복잡하다. 우리처럼 이름이 두세 글자로 끝나는 게 아니다. 보통 이름 + 부칭 + 성, 이렇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여기서 ‘부칭’이란, 누구의 아들이나 딸이라는 뜻을 담은 이름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 이름이 이반이면, 아들은 ‘이바노비치’, 딸은 ‘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