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열었다가 ‘과거의 오늘’이라는 창을 무심코 눌렀다.
7년 전의 내가 불쑥 현재로 걸어 나왔다. 짧은 글 하나, 그리고 그 아래 달린 열세 개의 댓글.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다가 문득 손이 멈췄다. 그중 세 분이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60대에 먼저 가신 분, 70대를 살다 떠난 두 분. 그때는 그저 이름과 문장으로 남아 있던 사람들이 이제는 기억 속의 목소리가 되었다. 댓글은 그대로인데, 사람은 사라졌다. 화면 속에서는 여전히 웃고, 공감하고, 말을 건네는데, 그 말에 다시 답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이상하게도 현실보다 더 또렷하게 다가온다.
요즘 들어 부고 소식이 잦아졌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을 아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걷던 사람들이 하나둘 길을 달리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지금은 사순 시기. 생과 죽음, 그리고 그 너머를 생각하게 되는 때다. 오래된 댓글 속 이름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마음속으로 인사를 건넸다.
“그곳에서는 평안하신가요. 지낼 만한 곳인가요.”
대답은 들리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침묵이 공허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언젠가 그 침묵 너머에서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 막연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은 우리를 흩어 놓지만, 기억은 다시 모아 앉힌다.
오늘의 나는 과거의 나와, 그리고 이미 떠난 이들과 함께 잠시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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