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삶에서 겪는 수많은 이별 중에서도, 사랑하는 이의 죽음만큼 깊은 슬픔을 안겨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일을 맞이할 때, 우리는 마치 ‘인생의 원(Circle)’이 송두리째 부서지고 깨져버린 듯한 고통과 단절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미국 남부에서 복음성가로 시작되어 오랜 세월 대중에게 위로가 되어준 'Will the Circle Be Unbroken?'은 바로 이 상실의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도, 결코 그 원이 끊어지지 않으리라는 확고한 희망을 노래한다.
이 노래는 슬픔에 잠긴 사람이 영구차에 실려가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시작된다. “제발 그분을 천천히 모셔 가라”는 간절한 부탁과, 무덤 앞에서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돌아온 집에서 고인을 떠나 보낸 가족들이 흘리는 눈물은 우리 모두가 겪는 이별의 모습이다. 이 절망적인 순간, 노래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슬픔의 깊이를 인정하고 함께 울어준다.
이 노래의 진정한 힘은 반복되는 후렴구에서 터져 나온다.
“주님, 원이 끊어지지 않겠지요. / 저 하늘에는 / 더 나은 세상이 기다린다지요. / 저 하늘에 말입니다.”
이 질문 형식의 후렴구는 단순한 기대나 소망을 넘어선다. 이는 고통 속에서 던지는 확신에 찬 신앙의 고백이다. 여기서 'Circle'은 단지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을 넘어,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 있는 이들과 세상을 떠난 이들이 영적으로 하나로 연결된 공동체, 즉 교회를 상징한다.
가톨릭 신앙에서 이 '원'은 바로 ‘성인의 통공(聖人의 通功)’으로 이해된다. 죽음은 관계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지속하는 방식이 하느님의 신비 속으로 옮겨가는 사건이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이 노래가 “주님, 원이 끊어지지 않겠지요?”라고 되묻는 것은, 곧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여전히 하나임을 믿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우리는 기도와 사랑으로 계속 연결되어 있기에, 그 유대는 끊어질 수 없는 것이다.
노래가 약속하는 '더 나은 세상'은 우리가 기다리는 종말론적 희망이자 부활의 약속이다. 우리는 이 땅의 고통과 눈물에서 벗어나, 하느님께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묵시 21, 4)이라고 믿는다. 이 믿음은 장례 미사처럼 슬픔을 겪는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다.
'Will the Circle Be Unbroken?'은 슬픔을 극복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그 슬픔을 끌어안고 부활이라는 영원한 희망 위에 올려놓게 한다. 이별의 끝은 눈물이 아니라, 다시 만날 약속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나는 세상을 떠나는 분들과 이별하며 노래의 가사가 던지는 의미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하느님 사랑의 원(Circle) 안에 안전하게 머물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생명도 …그 무엇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있는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로마 8, 38-39) 라는 구절을 찾아 읽으며 묵상한다.
이 노래의 영문 가사를 번역하여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춥고 흐린 어느날 창가에 서서 / 제 어머니를 데려가려고 / 영구차가 들어 오는 걸 보았습니다.
후렴: 주님 원이 끊어 지지 않겠지요. / 저 하늘에는 / 더 나은 세상이 기다린다지요. / 저 하늘에 말입니다.
전 장의사에게 부탁했지요. / 제발 그분을 천천히 모셔 가라고.
주님, 저는 그분이 가는 걸 보는 게/ 견디기 어렵답니다. <후렴>
오, 저는 굳세게 견디려 애쓰며 / 그분 뒤를 바짝 쫓았습니다.
하지만 그분을 무덤에 모실 때 / 저는 슬픔을 감출 수 없었답니다. <후렴>
집에 돌아오니 집안이 쓸쓸하고 / 그분이 보고 싶어서형제 자매 모두가 울었습니다.
그분 없는 집은 왜 그리 슬프고 외로웠는지요. <후렴>
우리는 어릴 적 우리에게 용기를 준 / 성가를 불렀습니다.
언젠가 어머니는 천사들이 함께 노래하는 걸 /들으라고 가르쳤답니다. <후렴><후렴>
*2025년 12월 16일)
www.youtube.com/watch?v=-lX_Ye_l3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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