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생활

열왕기를 읽고서

삼척감자 2023. 1. 10. 22:33

이스라엘과 유다 왕국에는 모두 42명의 임금(여왕 1명 포함)이 있었다. 사울이 첫 번째 임금으로서 40년간 이스라엘의 12개 지파를 통치했으며, 사울 사후에 왕국이 일시적으로 분열되어 다윗이 유다 왕국을 통치하였지만,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이 반란을 일으켜 2년 동안 왕국의 일부를 점거 통치했다. 이후 이스보셋이 암살되고 나서 다윗이 12지파 전부의 임금이 되었다. 이후 그의 아들 솔로몬이 그를 이어 임금이 되어 12지파 모두를 다스렸다.

 

솔로몬의 통치가 끝나자, 이스라엘 왕국은 분열되었다. 벤야민 지파와 유다 지파는 르하브암 왕과 함께 남아 유다 왕국(남부 왕국)이 되었고, 다른 10개의 지파는 자신들의 왕으로 예로보암을 세우고 이스라엘 왕국(북부 왕국)으로 분리되었다.

 

북부 왕국 이스라엘은 19명의 왕을 거친 후 아시리아에 의해 먼저 멸망되었고 남부 왕국 유다는 20명의 왕(여왕 1명 포함) 거친 후 나중에 바빌로니아에 의해 멸망했다. 성경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임금들은 모두 악독했으며, 유다의 임금 중 12명은 악독했으나 8명은 선했다. 임금에 대한 평가는 정치력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종교적 관점으로 평가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다 왕국의 므나쎄가 가장 오랜 기간인 55년간 통치했다.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르도록 유다를 죄짓게 한 죄악 말고도, 무죄한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예루살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그 피로 채웠다. (2열왕 21, 16)” 악독한 짓을 많이 했는데도 므나쎄는 자기 조상들과 함께 잠들어 자기 궁전의 동산인 우짜 동산에 묻히고, 그의 아들 아몬이 그 뒤를 이어 임금이 되었다. (2열왕 21, 18)”고 성경은 그가 천수를 다 했다고 기록하고 있으니 악독한 그에게 장수를 허락하신 하느님의 뜻은 정말 알 수가 없다.

 

이스라엘 왕국의 지므리는 고작 7일 동안 임금 자리에 있었다. 성경에 지므리는 성읍이 함락되는 것을 보고 왕궁 성채로 들어갔다. 그러고 나서 왕궁에 불을 지르고 그 불 속에서 타 죽었다. (1열왕 16, 18)”라고 기록되어 있으니 자결한 것으로 보인다. 짧은 기간 재위에 있었지만, 그도 악독한 짓을 저지른 임금으로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우리 역사에 등장하는 임금들을 열왕기 기록처럼 평가해 본다면 어떨까? 비교적 기록이 많이 남아 있는 고려와 조선의 임금들을 보면 골육상쟁, 황음무도 그리고 포악한 짓을 많이 저질러서 대부분 악독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특히, 고려말의 임금들, 그중에서도 충()자로 시작되는 임금들은 대부분 그렇고, 골육상쟁을 저질렀거나, 정권유지를 위해 대량 살육을 했거나 무능했던 조선의 임금들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어느 나라의 임금이든, 어느 시대의 임금이든, 그리고 현대의 정치인 중에서 역사의 기록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구약성경 통권 노트라는 책에서 본 김혜윤 수녀의 다음 글을 인용해 본다. “정치는 본질적으로 ‘하느님을 닮아야 할 만큼’ 까다롭고 어려운 거다. 그래서 정치인이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통치를 구현했을 때 대중은 그들을 지도자로 존경한다. 그러나 자신들의 특권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통치 세력에 대해서는 당연히 경외심을 가질 수 없다. 성경이 제시하고 있는 이러한 정치의 본질을 과연 우리 정치인들은 깨닫고 있는 것이지, 부족한 기량으로는 결코 앉아 있지 말아야 할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그런 거짓 때문에 안절부절못하는 것은 아닌지?”

 

하나같이 아름답게 퇴장하지 못한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과 지은 죄가 커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전전긍긍할 현직 정치인들을 생각하며 앞으로 정치 풍토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정치인들이 국민만 생각하며 바른길을 가기를 희망해 본다.

 

(2023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