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술가게에 다녀 오다

삼척감자 2023. 2. 10. 09:48

나이 들며 마시는 입맛이 달라졌는지 즐기는 주종이 와인으로 슬그머니 바뀌었다.

주량이 많이 줄고, 마시는 횟수도 줄었다.

고급술을 마시면 좋겠지만, 연금 생활자 처지에 그렇게 수가 없고,

입맛이 예민하지 않아 감고 마시면 비싼 술과 술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술을 일부러 찾아서 마신다.

 

지난 주일 성당 미사를 마치고 오는 길에 작년에 문을 열었다는 대형 가게를 찾았다.

엄청나게 많은 술을 모두 수는 없으니,

와인을 사고 비싼 술과 한국 구경이나 하려고 했다.

가게 입구에 들어서니 엄청나게 많은 술에 압도되는 느낌이었지만,

진열대에 쌓인 와인의 가격표를 보니 반가웠다.

제일 앞줄에 Under $3.00, 그다음 줄에 Under $4.00, Under $5.00…….가격 순서대로 놓여 있었다.

가격이 순서대로 두어 병씩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당분간 양식 걱정하지 않아도 듯하니 마음이 흐뭇했다.

 

집에 오자마자 병을 따서 마셔보니 가격 대비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가게 이름은 Total Wine, 동네는 New Jersey Eatontown이다.

멀더라도 사러 오실 분에게는 기꺼이 주소를 알려 드리겠지만,

한국에서 일부러 오기에는 멀기는 하겠다.

그러느니 비행기 요금으로 그냥 비싼 사서 드셔.

집에 와서 생각하니 한국 소주 구경도, $2,500짜리 위스키 구경도 잊었네.

와인 여남은 병에 그만 눈이 뒤집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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