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조앤 할머니의 가족

삼척감자 2023. 3. 2. 07:46

작년 독립기념일(7 4)에 콧구멍에 바람이나 넣을까 하고 바닷가를 찾았다. 산책을 마치고 낚시꾼들이 낚시하는 걸 구경하는데 깡마른 백인 남자가 나를 보고 아는 체했다. 우리 집에서 30분 거리니까 이웃 사람은 아닐 테고… “내가 이 친구를 언제 봤더라.”하고 기억을 되살려 보려고 애쓰는데 그 친구가 당신 스티브 맞지?”라고 물었다. 아니 내 이름까지 아네. 내가 이렇게 유명한가? , 못 말리는 내 나르시시즘.

 

알고 보니 그 친구는 나와 같은 콘도에 사는 조앤(Joan) 할머니의 작은아들 조(Joe)였다. 그 할머니는 노환으로 호흡이 불편하여 외출할 때도 휴대용 산소호흡기에 의지하는 처지라 체격이 호리호리한 분이다. 조도 암으로 투병 중이라 몸이 허약하지만, 가끔 바닷가에 와서 낚시를 즐기며 마음 편히 사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전에 나와 인사까지 나누었다는데 나는 그 사실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오늘 쓰레기장에 다녀오다가 조앤 할머니를 방문하러 온 큰아들 짐(Jim)을 만났다. 동생과는 달리 덩치가 크다. 어머니 건강은 좋은 편이나 동생 조의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남편과 함께 자주 조앤 할머니를 방문하는 덩치 큰 두 여자 형제도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가족끼리 자주 만나고, 혼자 사는 어머니를 경쟁적으로 방문하여 돌봐 주는 그들을 보니 조앤 할머니의 노후도 참 행복한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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