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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내부의 적이랍니다

삼척감자 2022. 9. 2. 23:38

요즈음은 아침마다 깨어서는 잠자는 동안 내 마음속에서 기다렸던 듯싶은 걱정거리와 싸우곤 한다. 오늘은 더 놀라운 소식이 있을까? 코비드 19의 확진율이 떨어지기 시작했을까? 내 가족은 모두 안전하고 건강할까? 그리고 나도 그럴까? 모든 게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적인 무서운 바이러스가 앗아간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나는 정말 알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 뜰에서는 개똥지빠귀가 미친 짓을 한다. 아침마다 그놈은 우리 유리창에 몸을 부딪친다. . . . 어떨 때는 그 소리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 마침내 공격을 멈추었는가 했더니 어느새 내 차 옆 거울의 검은 테두리에 하얀 걸 남겨 두었다. 정말 미치겠네. 그래서 야 이 개 같은 새야, 어떻게 좀 해봐!”라고 새에게 말했다. 하지만 새는 걱정하는 듯한 표정으로 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앞뒤로 왔다 갔다 할 뿐이다.

 

참다 못해서 수의사인 준 박사에게 하소연했다. “이 미친 새를 어쩌면 좋지요?”

 

준 박사는 새가 미친 게 아닙니다. 단지 당신 뜰에서 영역을 주장하려는 거지요. 둥지를 만들 때잖아요. 유리창이나 자동차 옆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적이나 경쟁자로 착각하는 거랍니다. 유리창에 커튼을 치고 자동차 옆 거울에 수건을 걸쳐두세요. 그럼 미친 짓을 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준 박사의 말대로 했더니 효과가 있었다. 개똥지빠귀는 더는 흥분하지 않고 날아가 버렸다. 그러나 수의사가 한 말은 내 머릿속에 남았다. 그 새가 자신의 적이라고 착각했던 게 정말로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었을까? 나도 그 새처럼 행동한다. 나는 내 걱정거리가 그날의 불확실한 외부의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 두려움과 근심은 마음속에 있다. 그것들은 마음속에서 기다린 게 아니라 내 안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매우 자주 은총이 머물러야 할 자리, 바로 하느님께서 나를 보호해 주시는 사랑이 분명히 머무를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 요즈음 나는 깨어서 근심 걱정이 가득한 세상을 맞지만, 나는 또한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 내 안에서 나를 기다리시던 사랑이 많으신 하느님을 맞이하기도 하는 것이다.

 

사랑이 많으시고, 저를 보호해 주시는 하느님,

이 어려운 시기에 저와 함께 계시옵소서

       

—EDWARD GRIN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