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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의 기원

삼척감자 2022. 9. 4. 04:00

자신의 식당 미스 김을 개업하기 전에 김지혜 주방장은 한국 요리의 역사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녀가 조사한 음식 중에는 비빔밥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에서 비빔밥은 한 가지 종류로만 자주 요리되는데. 한국에서는 지역별, 계절별로 많은 종류가 있다. 2021 F&W(Food & Wine 잡지)에 게재된 새로 등장한 최고의 요리사기사는 그녀가 조사한 비빔밥의 역사와 여러 가지 비빔밥에 관해 다루며, 한 여름철의 재료로 만드는 최고의 야채 비빔밥 요리법을 소개했다.

 

비빔밥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중 하나는 비빔밥은 궁궐에서 점심으로 준비하거나 친척이 임금을 방문했을 때처럼 격식을 덜 차려도 괜찮을 경우에 가장 자주 대접하던 음식이라는 설이다. 또 다른 설로는 제사에서는 조상들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표하고 그분들의 영혼에 바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했는데, 제사 후 남은 음식들로 비빔밥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해마다 연말에 대궐의 요리사들과 주방 궁녀들은 음식 재료 창고를 정리하며 말린 야채로 비빔밥을 만들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끝으로, 어떤 사람들은 모내기 철에는 너무 바쁘므로 논에서 일하는 농부들에게 점심으로 줄 밥과 여러 가지 반찬을 따로 쌀 수가 없어서 그것들을 몽땅 그릇 하나에 담아서 비빔밥을 만들었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기원이야 어떻든 비빔밥은 농부에서 임금까지 모든 이들이 즐기는 다양한 음식이다. 이 음식은 대궐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을 만큼 요리하기 쉽다. 나는 특히 비빔밥이 궁궐의 음식 재료 창고 정리와 남은 제사 음식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을 좋아하며 비빔밥의 실용성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는 또한 여러 형태의 비빔밥이 언급된 역사적인 기록을 좋아한다. 한국에서는 요즈음도 비빔밥에 다양성이 지켜진다. 그래서 시장의 비빔밥 전문점에서는 적어도 열 가지 이상의 야채가 수북이 쌓여서 손님이 마음 가는 대로 고를 수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의 비빔밥을 제공하는 비빔밥 체인점이 있을 정도이다.

 

미국에서는 대개 한 가지 종류의 비빔밥을 볼 수 있는데, 그건 한국 남서부 지역의 도시인 전주식 비빔밥이다. 이 비빔밥에는 일반적으로 쇠고기(대개는 양념해서 불고기 식으로 구운 것), 당근, 애호박, 오이와 계란 부침 그리고 고추장이 들어간다. 한국계 미국인이 많이 사는 대도시에서는 전주식 비빔밥과는 달리, 구운 쇠고기 대신 육회를 넣은 비빔밥도 볼 수 있다. 돌솥비빔밥도 자주 볼 수 있는데 그건 무척 맛있지만, 미국 내 많은 한국 식당에서 파는 돌솥비빔밥은 대개 비슷하다.  

 

미스 김식당에서 내가 맛본 비빔밥은 전통식과 사실상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인 형태는 같아서, 쌀밥이나 잡곡밥에 야채와 고기를 얹고 따로 둔 양념장을 그릇 안에 부어서 모두 섞은 다음 한 숟가락씩 떠먹는다.

 

우리는 때로는 비빔밥의 재료를 바꾸어 보았다. 돌솥비빔밥은 추운 계절에만 먹었다. 고추장 대신 간장이나 된장을 써 보았다. 내가 한국 각 지방의 요리를 조사하고 있을 때, 나는 네 개 지역의 비빔밥을 해석했다. 앞서 언급한 전주비빔밥(쇠고기와 고추장), 풍성한 북한식 해주비빔밥(다량의 돼지고기와 간장), 소박한 산악 지방의 비빔밥(그 지방에서 난 버섯과 된장) 등이었다. 언젠가 내가 실수로 지나치게 많은 마늘종을 주문하게 되자, 나는 그것들을 짠 간장에 절였는데, 일 년 후에 우리는 잡곡밥과 간장 양념장으로 만든 야채뿐인 토속 비빔밥을 만들었다. 그래서 때때로 우리는 대궐 주방의 궁녀들처럼 재고를 정리하기 위해 음식을 만들기도 했다.   

 

우리는 재료의 조합으로서가 아니라 조리 방식으로서 비빔밥에 접근한다. 가장 인기 있고 유명한 전주비빔밥 부류를 고수하는 대신, 우리는 융통성을 갖고 요리하는 다른 방식을 따른다. 우리는 그건 색깔이 화려하여 보기에 좋은가?”, “균형이 잡혀 있는가?”, 가능한 가장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가, 재고가 있는가 또는 이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건가?” 등이다. 전통적으로 썩 좋은 비빔밥이란 야채 중심이고, 색채가 풍부하고, 균형 잡히고, 다양하고 실용적인 것이다.

 

나의 여름 비빔밥은 온통 야채로 만들어진다. 여러분이 나처럼 미시간주에 산다면, 여러분은 여름과 초가을(어쩌면 더 오래)의 수확물에 감사하고 그것을 음미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항상 쉽게 구할 수 있지 않기 때문이다. 비빔밥은 단기간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다시 말하면 계절적 특성이 있는 음식이다. 비빔밥은 반드시 너무 쉽게 만들어져야 할 이유가 없다. 비빔밥은 그릇 하나에서 섞고 볶아서 쉽사리 만드는 대신에, 각각의 채소를 소중히 다루어서, 개별적으로 조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빔밥이 지닌 전통적인 요소 중 하나로서 비빔밥은 우주의 다섯 색깔인 흰색, 검은색, 빨간색, 노란색 그리고 녹/청색을 갖추어야 한다. 각각의 야채를 따로 조리하여 그것들을 고추장과 함께 그릇에 담으면, 여러 가지 색채는 모두 균형 잡히고 조화를 이루어서 마치 내 손에 나 자신의 우주가 담긴 그릇을 들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시적으로 미화하지 않더라도, 나는 또한 비빔밥이 실제로 대단히 간편하고 실용적이라서 무척 좋아한다. 각각의 야채를 따로 준비하려면 얼마간의 시간과 수고가 필요하지만, 일단 야채와 양념이 마련되면, 냉장고에 잘 보관하면 된다. 그러면 밥만 있으면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어 밥 위에 얹어서 섞기만 하면 잠깐 사이에 비빔밥 한 그릇을 쉽사리 만들어 즐길 수 있다. 마치 조선시대 대궐의 궁녀들이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창고에서 식자재를 함께 꺼내는 것처럼.   

 

필자 : Andee McKenzie 

출처 : Food & Wine

번역 : 김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