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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남편의 특별한 모습

삼척감자 2022. 9. 5. 01:58

필자 : Rick Hamilton 출처 : Mysterious Ways(2021 7 23일자)

 

그 소식은 정말 끔찍했다. 내 친구 지니의 남편 마크가 죽었다. 그들이 결혼한 게 겨우 재작년 여름이었는데. 둘 다 이혼의 아픔을 겪고 이제서야 참사랑을 찾았다고 했는데. 새롭게 출발한다는 흥분으로 그 결혼식에서 다들 많이 웃었고, 축배를 많이 들며 즐거워했었다. 결혼식 끝 무렵에 지니는 부케를 멋지게 던져서 친구들 모두 재미있어했다. 결혼식장을 떠나며 나는 하느님께서 그녀가 동화처럼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게 해 주신 걸 감사드렸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걸 누릴만한 친구였다. 나는 그들이 은퇴 후 사는 아이다호로 순간 이동해서 그녀를 꼭 껴안아 주고 싶었다. 이럴 때 하느님은 어디에 계실까? 어째서 그분은 마크를 지니의 인생에 데려다주시고는 이처럼 빨리 데려가셨을까? 그때는 그게 알고 싶었는데, 나중에서야 그 까닭을 알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지니와 나는 고등학생일 때 가장 친한 친구였다. 우리는 드라마에 나오는 얘기처럼 꼭 붙어서 지냈다. 그건 우리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랄 때였는데, 우리는 함께 교회에 갔고, 함께 성가대에서 활동했다. 세월이 흘러 내가 뉴욕에 정착하고 지니가 여러 주로 이사 다니면서도 우리는 계속 연락하며 지냈다.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방문할 수 있게 되면 우리는 직접 만나서 예전처럼 수다를 떨었다. 언젠가 만났을 때 그녀의 첫 결혼이 실패하려는 걸 막아보려고 엄청나게 열심히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그 후 그녀는 온라인 글쓰기 그룹의 채팅방에서 마크를 만났다. 그들은 서로가 재치 있고 재미있는 인생관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고는 첫 번째 로그인에서 사랑을 느꼈다. 그는 뉴 로셀 대학의 참고 자료실에서 일하는 사서였는데, 머리가 좋고, 재치 있고,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얼마 후 그들은 약혼했다. 그들이 결혼을 계획하며, 그녀는 그와 더 가까이 있으려고 뉴욕에 새 일자리를 구해서 이사했다.

 

결혼식의 일부인 성경 봉독과 축송을 부탁받자 나는 그게 우리 우정을 드러내는 것이라 여겨 우쭐했다. 나는 시편에서 하느님의 천상 사랑을 반영하는 지상의 사랑을 선포하는 시편 구절을 골랐고, 축송은 뮤지컬 피핀에서 당신과 함께를 선택했는데 모두 사랑이 변화시키는 힘에 관한 것이었다. “나의 날들은 아침 공기보다 찬란했네…” 그런 건 지니를 두고 표현한 것이었다. 물론 마크와 함께.

 

결혼하고 일 년 반 후에, 그들은 은퇴하여 아이다호주 보이시로 이사했는데 거기서 마크가 대장암 말기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고통 완화 치료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마크는 퇴원 후 집으로 왔는데. 점점 말라가고, 쇠약해지고, 두려워했다.

 

지니와 달리, 그는 자라며 주일학교에 가지 않았다. 그는 신앙심이 깊지 않았다. 지니는 마크가 자신이 마치 숲속에서 쓰러지는 나무처럼 느껴진다고 고백했다고 내게 말해 주었다. 잠시 서 있다가 얼마 안 있어 쓰러지는 나무처럼.

 

 당신은 나무가 아니야. 당신은 그 이상이야. 당신은 하느님에게서 와서 하느님에게 돌아가는 거야.”라고 지니는 그에게 말했다.

 

지니는 신앙의 기본에 관해 설명했다. 그녀는 그가 사랑했던 사람들과 떠난 사람들을 보게 될

저세상에서의 삶을 얘기했다.

 

점차 마크가 지니의 말을 깊이 생각하며, 그의 얼굴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이 줄어들었다. 그가 죽기 한 달 쯤 전, 그는 지니에게, “나는 더는 두렵지 않아.”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어디로 갈 것인지 알았다. 그는 지니에게 자신의 옆자리를 맡아두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추도식은 뉴 로셀 대학의 예배당에서 거행되었는데, 마크의 친구, 동료 그리고 졸업생들로 가득 찼다. 지니의 부탁에 따라, 나는 또 피핀에 나오는 노래를 불렀는데, 노래와 울기를 동시에 할 수는 없기에, 울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노래했다.

 

추도식이 있은 지 몇 주 후에, 마크와 한 직장에서 일한 어떤 여자가 지니에게 전화했다. 그녀는 꿈에서 마크를 보았다. 꿈에서 아주 특별한 모습을 보았다. 그는 홀쭉하지 않았고 암에 걸려 있지도 않았고, 활기차고 생기 있어 보였으며, 지니가 그에게 준 선물인 믿음으로 충만해 있었다. 마크는 대학교 교정에서 본듯한 웅장한 건물의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그는 녹색 터틀넥  스웨터와 멜빵 달린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성큼성큼 걸으며 친구들에게, “어서 와. 어서 와라고 말하며 따라오라는 몸짓을 했다. 그들은 정문을 통과해서 여태껏 본 것 중에서 가장 훌륭한 도서관으로 걸어 들어갔다. 눈이 미치는 데까지 책으로 가득했다. “굉장해. 지니에게 여긴 굉장하다고 말해 줘. 그녀가 알면 좋겠어.”라고 마크는 계속 중얼거렸다.

 

그녀는 지니에게 이 모든 걸 얘기했다. 그러고는 그녀는 농담처럼 큰 소리로 말했다. “녹색 터틀넥  스웨터와 멜빵 달린 바지라니? 누가 요새 터틀넥 스웨터를 입는담?”

하지만 지니는 친구가 그걸 알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 전화기에 저장된 사진을 기억했다. 그 사진에서 마크는 녹색 터틀넥  스웨터와 멜빵 달린 바지를 입었는데, 그녀는 그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준 적이 없었다.

 

지니가 나에게 이 얘기를 들려주자, 나는 뮤지컬 피핀에 나오는 노래가 생각났다. “그리고 시간은 추억의 띠를 엮어낸답니다/젊음이 끝나도 인생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죠/하지만 나는 추억의 띠가 필요 없답니다/내가 인생을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다면요.” 새삼스레 그 노래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함께 하는 인생과 사랑. 영원히.

 

(2021 8 30일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