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 덥던 폭염도 이제 한풀 꺾여, 아침 공기가 제법 선선해졌다. 덕분에 산책하기 참 좋은 계절이 된 것 같다.
어제 아침에도 우리 콘도 단지 둘레길을 걷다가 열 명 가까운 사람들과 마주쳤다. 주민들도 있었고, 외부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는데 비율이 반반쯤 되는 듯했다. 지나칠 때는 가볍게 목례를 하거나 아주 짧게 인사를 나누곤 한다.
길을 반쯤 돌았을 때,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날씬한 여성을 만났다. 잠시 후 보니 일곱여덟 명쯤 되는 사람들이 그녀와 강아지를 둘러싸고 있었다. 흥미로운 건 사람들의 관심이 여성보다도 그다지 예쁘지 않은 강아지에게 쏠려 있었다는 점이다. 모두들 강아지를 쓰다듬으며 웃음을 나누고 있었고, 그 덕분에 분위기가 한층 따뜻해 보였다.
미국 사람들은 처음 보는 이와도 미소를 나누고, 가볍게 대화를 건네며 어색함을 풀고 친근감을 만드는 데 참 자연스럽다. 그 모습이 늘 좋아 보인다. 문득 한국에서라면 어땠을까 싶다. 낯선 이에게 미소를 보이며 말을 걸었다가는 상대가 “내가 이 사람을 어디서 봤더라?” 하고 의아해하며 뜨악한 표정을 짓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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