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 12

성삼일에

토요일, 예수 부활 대축일 전날에 개신교 신자와 점심을 함께하며 내가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새삼 느꼈다. 내가 저녁에 부활 성야 미사에 가야 하고, 가톨릭 신자들은 대개 목, 금, 토 3일(성삼일)간 성당에 나간다고 했더니 그분은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는 성삼일에 특별한 예배가 없다고 했다. 주일 예배 때마다 성찬식을 통해 주님 부활을 상기하니 특별히 부활 예배가 주일 미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일년 내내 주일 예배에서 주님 부활을 기념한다면, 부활절에 집중적으로 주님 부활을 기념하는 것보다 더 의미 있을 수도 있겠다. 개신교에 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해 온 내가 그걸 이제 알았다니 나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개신교도 종파에 따라 차이가 있을 거라고 하니 잘 모르면서 다른 이의 신앙에 대..

신앙 생활 2024.04.08

쓸 수 없는 선물

아는 분이 내게 남성용 서류가방을 선물로 줬다. 납작하고 길쭉한 모양인데 그리 작은 편은 아니었다. 가죽 냄새가 풀풀 나는 게 새것 같았지만, 안타깝게도 바로 사양할 수밖에 없었다. 늘 크러치 두 개를 짚고 다니니 손으로 물건을 들 수도 없고, 나같이 나이 든 사람이 서류를 들고 다닐 일도, 그걸 담을 가방도 필요가 없는데... 거절하는 나도 민망스럽고, 선물을 준비해온 사람도 서운하겠지만, 쓸 일도 없는 물건을 받을 수도 없었다. 차라리 싸구려 와인 한 병이었더라면 기쁜 마음으로 받았을 텐데. 외손녀 외손자들에게 선물할 때마다 딸들에게 미리 물어 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통사고 이후 202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