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 12

젊은이들의 도전 정신

며칠 전에 만난 주치의의 지시에 따라 밤중에 자주 쥐가 나는 다리에 물리치료를 받으러 갔다. 물리치료사의 지시에 고분고분 따르다가 한마디 던졌다. “I used to be a good boy. Now I am a good old man.” 집에 돌아와서 생각하니, 모범생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갖고 지낸 지나간 시절이 후회스러웠다. 고분고분 어른 말을 잘 듣는 게 모범생이라고 생각해서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눈치를 보며 당당하게 내 의견을 표현하지 못 하고 다소곳이 듣기만 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모범생이라는 단어는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방정하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지만, 융통성이 없고, 잘난 체하고, 깐깐하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기도 한다. 부정적인 의미로 모범생을 지칭할 때..

이것저것 2024.04.29

미국의 동네 의사

의사 중에서도 제일 자주 만나는 의사는 아무래도 동네 내과의사다.수많은 의사를 만나보니 세상에 요즘같이 첨단 장비로 증세를 잡아내는 시대에 특별히 용한 의사란 없고 진료 경험이 많아서 환자의 말을 잘 들어주고, 환자가 불안하지 않게 잘 설명해 주는 의사가 유능한 의사로 생각된다. 의사가 비교적 많고, 노인과 빈곤층에 대한 의료 제도가 잘 갖춰져 있는 미국에서는 병원 문턱이 그리 높지 않고, 의사들도 매우 친절하다. 중환자 말고는 용한 의사를 만나러 대학병원을 찾아 장시간 대기하는 미련한 환자는 별로 없고 대개는 편한 마음으로 동네 의사를 만난다. 의사가 불친절하거나, 성의가 없는데도 그 의사를 계속 만날 필요는 없으니, 개업의들도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내과 의사들의 진료 시간은 대개 한 시간..

미국 생활 2024.04.26

잭과 록산느 부부

옆집 잭과 록산느 부부는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콘도미니엄으로 이사 왔으니 서로 알게 된 지 6년 차가 되었다. 우리 부부와 비슷한 나이라서 친근감이 느껴져 만나면 가벼운 인사도 나누고 소피라는 이름의 늙은 개에게도 관심을 표하고 했다. 그런데 몇 년 사이에 소피는 늙고 병들어서 세상을 떠나 매기라는 이름의 어린 개를 새로 입양했다. 잭도 건강이 서서히 나빠지더니 일주일에 세 번씩 신장 투석을 받으러 병원으로 행차한다. 아직은 힘겹게 운전하기는 하지만, 휠체어와 워커를 번갈아 사용하며 걷는 모습이 보기에 안쓰럽다. 아침마다 대개는 록산느가 목줄을 잡고 어린 개를 산책시키는데, 언젠가부터는 록산느도 지팡이나 워커를 짚고 힘겹게 걷기에 물어보니 양쪽 무릎이 아파서 걷는 게 힘들다고 한다. 부부가 모두 건..

미국 생활 2024.04.21

4월이 오면

4월을 뜻하는 영어 단어 April의 어원은 ‘열린다(open)’는 라틴어 동사 aperire로서,나무나 꽃이 열려서 움트고 피는 계절을 암시한다고 한다. 현대 그리스어에서 봄이라는 단어가 열림이라는 뜻을 가진 Anoixis인 것과 비슷한데 라틴어든 영어든 열린다는 단어와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느낌은 참 비슷하다. 달력으로는 한겨울인 1월에 한 해가 시작되지만, 계절로 볼 때는 4월이 한 해를 열어 주는 것 같다. 사이먼과 가펑클의 ”April come she will”의 가사는월별 날씨가 뉴저지 날씨와 조금 다르긴 하지만, 계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를 노래하는 것 같다. 4월이오면 그녀도 오겠지. 봄비로개울물이 넘치면. 5월이오면 내 곁에 머물러 다시 내품 안에서 쉴 테지. 6월이오면 태도를 바꾸어 불안..

미국 생활 2024.04.16

“매기의 추억”("When You and I Were Young, Maggie")에 얽힌 사연

‘매기의 추억’이라는 노래의 작사자인 조지 워싱턴 존슨과 주인공 매기 클라크는 고등학교 교사와 제자로 만난 지 몇 년 후 결혼했지만, 불행하게도 노래의 가사와는 달리 그들은 함께 나이 들어가지는 못하였다. 매기의 폐결핵이 더는 치료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1865년 월에 결혼한 지 일 년도 되지 않아 스물세 살에 세상을 떠났다. 다음 해에, 조지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살던 옛 친구, J. C. 버터필드를 찾아가서 그의 작품, “매기의 추억”을 음악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조지는 1917년에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겨울을 지내는 동안에 세상을 떠났는데, 매기가 죽은 지 반세기 이상이 지난 때였다. 매기가 당시에는 불치병인 폐결핵에 걸린 줄 알면서도 매기와 결혼한 후, 가망 없는 투병을 하며..

이것저것 2024.04.13

그 영감 바람나는 건 아니야

사람들이 자주 차를 새 걸로 바꾸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고 한다. 1. 최신 기술이 적용된 새 차에 대한 호기심 2. 부를 과시하기 위해 고급 차로 업그레이드. 3, 유지 관리 비용 절감 4, 리스 기간 만료 5. 다양한 차에 대한 욕구 6. 감가상각을 고려한 손실 최소화 7. 생활 패턴 변화에 따른 차종 변경 8. 인센티브 제공에 따른 구매 욕구 발생 뭐든 바뀌는 게 싫은, 나이 든 사람들은 타던 차를 처분하고 새 차로 바꾸는 건 일종의 도전일 수 있다. 신기술이 적용되어 기능이 복잡해진 새 차에 적응하는 것이 머리 아프고, 차를 사는 과정, 특히 자동차 딜러와의 눈치작전이 피곤하니 대개는 “에이, 쓰던 게 편하지”라고 생각하여 자동차 수명이 거의 다할 때까지 문제가 있으면 수리해 가며 굴리는..

미국 생활 2024.04.11

생로병사(生老病死)란 과정

생로병사(生老病死)란 과정은 잘났던 못났던, 돈이 많든, 돈이 없든 간에, 권력이 있든 없든 간에 누구에게나 확정된 과정이다. 부처님은 이것을 ‘무상(無常)’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이어 부처님은 ‘무상성’에서 벗어나는 길로 ‘사성제’와 ‘팔정도’를 제시했다. 그렇다고 죽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마음으로 죽음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자도 아닌 내가 이런 오묘한 이치를 깨닫기는 어려우나 수긍할 수 있는 말씀이다. 또한 성경에는 “육의 관심사는 죽음이고 성령의 관심사는 생명과 평화입니다.” (로마 8, 6)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은 육신과 영(성령) 사이의 대립을 강조하고 있으며, 세속적인 욕망을 버리고 성령의 인도 아래서 영적인 생명과 평화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한다. 나..

신앙 생활 2024.04.08

새 스마트폰을 사고 나서

오랜만에 큰 마음 먹고 우리 부부의 스마트폰을 모두 새 걸로 바꿨다. 내 것은 갤럭시 S7이니 징하게도 오래 쓴 셈이다. 더 쓸 수도 있었는데 배터리의 충전 기능이 떨어져서 어쩔수없이 바꿨다. 전화기와 카톡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버라이존 가게 사장에게 적어주었더니 데이터를 새 전화기로 옮기는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각종 앱과 카톡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걸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 이후에 자잘하게 다시 설정해 주어야 하는 게 수없이 많았다. 글자 크기 키우기, GPS 소리 설정, 카톡 알림 소리 나오게 하기, 게다가 Uber Account 설정….등등 아이고 머리 아파서 나이 들어서는 전화기도 못 바꾸겠네. 멀쩡한 전화기를 다시 들고 와서 불량품이라고 화를 내는 손님이 적지 않을 테니 가게 주인도..

이것저것 2024.04.08

건국전쟁

한인타운에 있는 영화관에서 ‘건국전쟁’을 보았다. 270석 되는 극장은 관객들로 꽉 찼다. 미리 예약해 두고 사정이 생겨서 날짜를 변경하려고 했더니 상영 예정 기간인 5일간의 입장권이 모두 매진되어서 안 된다고 했다. 한 시간 여 운전해서 가보았더니 젊은 관객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제2편 제작 후원금 모금함에도 사람들이 꾸역꾸역 지폐를 집어넣어서 모금함 밖으로 흘러 넘치려고 했다. 대부분 알고 있던 사실이기도 했지만, 김구와 이승만에 관해 왜곡된 사실을 진실인 양 알고있는 이들은 얼마나 많을까? 학교에서는 부디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지 말아야 할 텐데. 조국의 정치판이 돌아가는 걸 보면 암울하다. 조국에 아직 희망이란 게 남아 있을까?

이것저것 2024.04.08

타 종교와의 공존

우리 성당 이웃에 있는 개신교회의 골프대회에서 우리 성당 신자들을 초대했다고 성당 주보에 올렸다. 작년에는 우리 성당에서 그쪽 예배당 신자들 몇 분을 초대했더니 너덧 분이 참석하셨다고 한다. 알고보니 오래 전부터 그런 식으로 서로의 행사에 오가곤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개종한 분은 없었을까? 전혀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신앙이 다른 분들끼리 서로 교류하는 건 아름답기도 하고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참 오묘한 사상이나 불교 신자 아닌 분들이 이상하게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 종교의 신자들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잘못 해석한 것)의 자세로 타 종교를 믿는 분들에게 지극히 배타적이고 극단적인 태도를 보일 때마다 그분들은 신앙의 존재 이유가 무언지 잘 모르는 분들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멘..

신앙 공동체 202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