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잭과 록산느 부부

삼척감자 2024. 4. 21. 03:07
옆집 잭과 록산느 부부는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콘도미니엄으로 이사 왔으니 서로 알게 된 지 6년 차가 되었다. 우리 부부와 비슷한 나이라서 친근감이 느껴져 만나면 가벼운 인사도 나누고 소피라는 이름의 늙은 개에게도 관심을 표하고 했다. 그런데 몇 년 사이에 소피는 늙고 병들어서 세상을 떠나 매기라는 이름의 어린 개를 새로 입양했다.
잭도 건강이 서서히 나빠지더니 일주일에 세 번씩 신장 투석을 받으러 병원으로 행차한다. 아직은 힘겹게 운전하기는 하지만, 휠체어와 워커를 번갈아 사용하며 걷는 모습이 보기에 안쓰럽다.
아침마다 대개는 록산느가 목줄을 잡고 어린 개를 산책시키는데, 언젠가부터는 록산느도 지팡이나 워커를 짚고 힘겹게 걷기에 물어보니 양쪽 무릎이 아파서 걷는 게 힘들다고 한다. 부부가 모두 건강이 좋지 않아서인지 만날 때마다 어두운 표정을 짓는다. 그들 부부가 건강이 빠르게 악화하는 걸 보면서 비슷한 나이인 나에게는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마음이 우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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