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미국의 동네 의사

삼척감자 2024. 4. 26. 22:02

의사 중에서도 제일 자주 만나는 의사는 아무래도 동네 내과의사다.

수많은 의사를 만나보니 세상에 요즘같이 첨단 장비로 증세를 잡아내는 시대에 특별히 용한 의사란 없고 진료 경험이 많아서 환자의 말을 들어주고, 환자가 불안하지 않게 설명해 주는 의사가 유능한 의사로 생각된다. 의사가 비교적 많고, 노인과 빈곤층에 대한 의료 제도가 갖춰져 있는 미국에서는 병원 문턱이 그리 높지 않고, 의사들도 매우 친절하다. 중환자 말고는 용한 의사를 만나러 대학병원을 찾아 장시간 대기하는 미련한 환자는 별로 없고 대개는 편한 마음으로 동네 의사를 만난다. 의사가 불친절하거나, 성의가 없는데도 의사를 계속 만날 필요는 없으니, 개업의들도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내과 의사들의 진료 시간은 대개 시간 가까이 된다.

 

나는 미국에 살며 주로 한국 의사들을 만났는데, 만나보고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의사를 알아본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이런 의사를 만나면 그렇게 한다.

 1. 환자에게 무관심한 의사. 때마다 나이 환자 정보를 반복해서 묻는 의사. 그런 진료기록부를 보면 금세 확인할 있는데.

2. 무성의한 의사. 시간 가까이 혼자 떠드는데도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는 주지 않고 잡담 비슷한 걸로 시간을 때우는 의사.

3. 검사 결과를 알려주지 않는 의사. 혈액 검사나 소변 검사, 엑스레이 등의 결과를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고, 전화로 문의하면 별문제 없으니 걱정 말라고 짜증스레 말하는 의사.

4. 미국인 접수 담당자가 불친절한 동네 병원은 가지 않는다.

5. 진료실이 정돈되어 있지 않고, 청결하지 않은 동네 병원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웃 중국인 할머니의 추천으로 어저께 만나 중국인 여자 의사는 환자에게 최선을 한다고 느끼게 하였다. 과거의 병력, 진료 내력, 진료 의사들 연락처 그리고 가족의 병력까지 꼼꼼히 챙기더니 메디케어로 무상 진료 받을 제때 받았다며 야단까지 치고, 앞으로 제때 받아야 예방 접종, 물리 치료 등에 관해 꼼꼼하게 일러 주며 바로 다리에 발라야 처방 약까지 주문해 주었다. 시간 이십 분이나 야단맞았지만, 기분이 좋았다. 비록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지만, 한국인 의사들보다 편했다.

 

열심히 챙겨보면 미국 의료 시스템이 되어 있고 합리적인데 한국에서는 미국 시스템이 형편없다고 혹평할까? 그것도 한국인의 국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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