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이웃에 살던 조앤 할머니는 올해로 여든이셨다. 얼굴만 봐도 까다롭게 생긴 데다, 성격도 급하고 성마른 편이었다. 우리가 몇 년 전 이사 왔을 때부터 사소한 일로 텃세를 부리려 들었다. 쓰레기 처리나 화단에 꽃 심는 문제 같은 사소한 일에 잔소리를 하거나, 규정을 어겼다며 관리인에게 일러바치기도 했다. 그런 모습에 기분이 상할 때도 있었지만, 바싹 마른 몸에 흐느적거리는 걸음걸이로 봐선 건강이 좋지 않아 보였고, 굳이 맞대응하기보다는 그냥 웃어넘기며 지내곤 했다. 다행히도 할머니는 이웃과 거의 교류가 없었고, 식료품을 사러 나오는 정도 외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어쩌다 마주쳐도 서로 인사조차 하지 않고 데면데면하게 지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주차된 차만 그대로 있고, 할머니의 모습이 전혀 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