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 신부님께 조심스러운 건의를 드린 적이 있다. 신부님의 강론이 알차고 훌륭하지만, 조금만 유머를 섞어보시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었다. 딱딱하고 긴 말씀보다는 웃음이 섞인 이야기가 신자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마음을 더 편안하게 열어줄 것이라는, 나름대로는 ‘선의’가 담긴 조언이었다. 그러나 돌아온 신부님의 대답은 단호했다. “유머를 넣으면 말이죠, 미사가 끝나고 나갈 때 신자들은 복음은 다 잊어버리고 제가 했던 웃긴 이야기만 기억합니다.” 그 완강한 거절 앞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다. ‘정말 그럴까? 메시지와 재미는 결코 함께 갈 수 없는 평행선인 걸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그 의구심이 확신으로 바뀐 것은 그로부터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였다. 아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