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내 기억력도 이제는 믿을 게 못 된다

삼척감자 2023. 5. 4. 07:00

5월을 며칠 앞둔 어느 , 갑자기 5월에 생일을 맞는 외손자가 생각났다.

작은딸의 외동아들인데, 빼어난 유머 감각으로 학교에서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인기 짱이며, 우리 부부와 화상통화를 때마다 한국어로 인사를 해서 우리를 기쁘게 해주는 귀염둥이다.

그래서 아마존을 열심히 뒤져 선물 가지를 골라서 작은딸에게 이메일로 어떤지 물어보았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도록 답장이 없었다.

그러다가 불현듯 실수를 깨달았다. 아이 생일이  5월이 아니고, 7월인 것을.

 

5월에는 , 아들 하나를 큰딸네 막내딸의 생일이 들어 있다.

다시 생각을 정리해 보니 6월에는 큰딸의 아들 생일이, 11월에는 큰딸의 큰딸 생일이 들어 있고,

1월에는 작은딸, 2월에는 큰딸, 7월에는 작은 사위, 8월에는 큰사위 생일이 들어 있다.

생각이 나면 달력에 미리 표시해 날짜를 확인하면 되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아서 이런 실수를 했다.

 

나이 들어도 덤벙대는 나를 자책하며 다시 작은딸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아빠가 나이가 드니 이런 실수도 하게 되는구나. 미안하다.”

외손자와 외손녀가 다보니 그런 실수를 하신 거지요. 우리 아들 생일 선물은 7월에 보내 주세요.”

우리 작은딸은 너그럽기도 하지. 그런데 아비가 느닷없이 앞서서 생일 선물 얘기를 꺼냈으니 얼마나 황당했을까?

모두 합쳐봐야 넷밖에 되는 아이들 생일을 헛갈리다니 기억력도 이제는 믿을 된다.

젊었을 때는 70 명이 되는 직원들의 신상을 미주알고주알 잘도 기억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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