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이 좋은 아침에

삼척감자 2024. 10. 11. 20:00

아내의 독일 여행 중에 불면증으로 고생했다.
작은 집이지만, 혼자서 보내려니 집이 썰렁했고, 한밤중에는 심란했다.
하루 서너 시간 밖에 자는 일이 열흘 이상 계속되니 견디기 어려웠다.
어저께 아침 산책길에 만난 대만 태생 할머니 메이에게 그런 사정을 말했더니 불면에 직방으로 듣는 약을 갖고 있다고 했다. 염치불구하고 나누어 달라고 했더니 5분이 지나지 않아 우리 집으로 작은 통에 약을 가져다주었다.
약통에 붙은 레이블을 자세히 읽어보았더니. 습관성 없음. 마시고 복용하지 . 2 이상 복용 삼가. 어린아이와 임산부는 사용 금지대강 그런 상투적인 주의사항이 적혀 있었다.
70 할아버지가 임신했을 리가 없고, 술이야 바로 끊으면 되니까 저녁일곱 반에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가 깨어보니 아침 여섯 반이다. 무려 열한 시간을 중간에 깨지도 않고 내리 잤는데도 아직도 졸리다.
산신령이 뿌리를 먹고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는 전설이 생각났다.
정말 좋은 아침에. 그동안 교통사고 후의 병상 기록을 모아서 좋은 아침에 책의 영문 번역본 ‘Good Morning’이라는 책을 완성하고 어저께 출판사로 보냈으니, 불면의 시간이 나쁘기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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