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영문 수필집 발행

삼척감자 2024. 8. 5. 09:12
교통사고 이후에 사고 후유증 치료를 위해 정신과 치료 전문의인 Dr. Kaplan을 두어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그녀는 후유증 치료에 도움이 될 거라며 글쓰기를 강력히 권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글쓰기로 20년 가까이 쓴 글이 적지 않다. 어느 정도 분량이 모이면 책으로 묶다 보니 그동안 만든 책이 여섯 권이다.
그동안 지나온 이야기를 두 딸이 읽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미국에서 자란 딸들의 한국어 독해력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두 사위의 한국어 실력은 우리 딸들보다 떨어지고, 외손녀들과 외손녀들은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른다. 내가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기도 무척 힘든 일이고…
얼마 전에 큰 외손녀가 문학 컨테스트의 단편 소설 부문에서 1등상을 받고 나니 욕심이 생겼다. 혹시 인공 지능의 도움을 받아서 번역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에 쓴 글 중에서 골라서 일주일에 한 편씩 인공지능에 번역을 맡긴 다음 그걸 내가 다시 꼼꼼하게 살펴 보고 수정한 다음 딸들에게 보냈더니, 번역이 그런대로 무난하다는 딸들의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몇 달 동안 나의 글 50편 정도의 번역을 마친 다음 책으로 묶어서 우리 가족에게만 주기로 했다. 딸들이야 전부 읽을 테고, 두 사위도 생각나면 읽어 줄 테고, 외손녀와 외손자들도 언젠가는 할아버지의 글을 읽고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동안의 글쓰기가 다소 보람 있는 작업이었을 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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