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딸에게서 일주일 예정으로 프랑스 출장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연락을 받고 나서 내가 지금의 딸들보다 더 젊었을 적에 출장 다닌 일이 생각났다.
늘 큰 고객에게 호출받아서 부품 공급에 문제가 많다거나, 품질 관리에 더 유의해야 한다는 등의 잔소리나 야단을 맞는 게 출장 가는 까닭이었으니 떠나기 전에도 마음이 무거웠고, 돌아오면서도 유쾌하지 않았다. 서비스 부서의 책임자는 늘 을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었다.
담당지역이 미국이었으니 주로 미국 내의 큰 거래처를 방문했지만, 가끔은 한국 내 생산 부서로 출장하기도 했다. 그럴 때는 내가 갑의 입장이 되기는 했지만, 같은 회사 직원끼리 눈살 찌푸려 봐야 업무의 사안에 따라 갑을 관계는 언제든 바뀔 수 있으니 서로 심한 말은 자제하는 게 불문율이었다.
작은딸의 이번 출장은 나이 든 아비에게도 부러웠다. 스위스 국경에서 가까운 아름다운 풍광이 빼어난 소도시에서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전 세계의 관계자들이 만나서 페스티벌을 벌인다고 하니 머리 아플 일은 아니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작품을 발표하며, 얼굴을 익히는 축제라고 하며, 그것도 풍광이 아름다운 곳에서 열리는 축제라고 하니 정말 부럽다. 돌아와서 출장 중 찍은 사진을 보내준다고 하니 잔뜩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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