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이웃에 사는 조앤 할머니

삼척감자 2024. 11. 12. 22:02

이웃에 사는 조앤 할머니의 얼굴을 아는 동네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어쩌다 고물 자동차로 식자재를 들고 오는 눈에 띄지만, 동네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지도 않고 안에서 은둔하며 지낸다. 가끔 아들인 듯한 남자가 할머니 집에 잠시 머물렀다가 사회생활을 극도로 자제하는 편이다. 오랫동안 할머니가 보이지 않아도 문밖에 가끔 아마존에서 소포나, 아들이 장을 보아준 듯한 종이 봉지 개로 그분이 집에 살고 있다는 짐작할 있었다.

 

서너 전부터 그녀의 모습도, 종이 봉지도 보이지 않고, 전기 요금이나 수도 요금이 연체되어 차단될 거라는 경고문이 덧문 손잡이에 끼워져 있어서 무슨 일이 일어난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되어서 다른 이웃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아무도 아는 이가 없었다.

 

어저께 체육관에 다녀올 채비를 하고 나서는데, 아들로 짐작되는 남자가 할머니 문을 열고 나오는 보였다. 얼른 쫓아가서 할머니의 안부를 물었더니 10 중순에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머지않아 세간살이는 치워질 것이고 집은 팔려서 다른 이가 이사 들어 테고……그렇게 그녀가 세상에 머물렀던 흔적은 지워질 것이다. 살아 있을 때도 이웃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분이니 떠났다고 해도 다들 관심을 두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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