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리타네 집

삼척감자 2024. 11. 26. 23:02

아침에 일어나 블라인드를 열면 바로 눈에 들어오는 86 리타네 집이다. 아래인 남동생 스캇이 합류하여 독신남 동생과 독신녀 누나가 서로 외로움을 달래며 살더니 반년쯤 전에 스캇이 세상을 떠났다. 평소에도 식료품을 사러 때나 드물게 문이 열릴 남매의 모습을 보기란 어려웠으니 집을 찾는 방문객은 전혀 없었다.

 

오늘 아침에 리타네 옆에 걸린 장식물이 눈에 띄기에 유심히 살펴보았더니 ‘Welcome(어서 오세요)’이었. 오죽 외로웠으면, ‘어서 오세요 걸어 두었을까? 입주자 거의 모두가 노년층인 콘도 단지라서 경관은 아름다우나 외로움이 짙게 깔린 듯한 분위기에 활기가 없어 보이는 동네다.

 

노스캐롤라이나 어디엔가에 산다는 친척을 방문하러 택시를 불러 공항으로 떠나는 리타를 서너 전이었는데, 집은 아직도 비어 있는 듯하고, 리타의 빨간색 차와 주인 잃은 스캇의 회색 차만 여전히 주차장 구석을 지키고 있다.

 

사람이 그리워서 시골장은 서더라.”라고 작송 김영수 시인은 노래했는데, 한적한 시골구석에는 멀지 않은 곳에 슈퍼마켓만 있을 정을 나눌 시골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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