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가까이 지내던 분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면, “Will the Circle Be Unbroken”이라는 음악을 찾아서 듣곤 한다. 이 음악은 장례식 당일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어서 이 음악을 들으며 고인과 함께한 기간을 회상하며 슬픔을 가라앉히고자 한다. 이 음악은 이렇게 시작된다.
“춥고 흐린 어느 날, 나는 창가에 서서 나의 어머니를 데려갈 영구차가 다가오는 걸 보았네.”
“장의사님, 제발 천천히 운전하세요. 당신이 모시는 이분은 제가 떠나보기에는 너무나 가슴 아픈 분이기 때문이랍니다.”
이어 장지로 이동하고, 어머니를 묘지에 묻고 집으로 돌아와서 형제들과 슬픔을 나누며, 돌아가신 어머니와 살아있는 자식들과의 관계가 유지되고, 하늘나라에서 만나기를 바라는 이 노래를 들으면 참 슬퍼진다. (영문 가사에서 발췌 번역)
“나는 어머니의 뒤를 따랐네. 슬픔을 참고 용기를 내려 했지만, 어머니를 묻을 때
내 슬픔을 숨길 수 없었네.”
“(장례를 마치고) 그리운 어머니가 안 계시는 집으로 돌아오니 무척 외로워서 형제, 자매들 모두 울었네.”
“우리는 어린 시절의 노래를 불렀네. 우리를 강하게 만들어 준 믿음의 성가를, 어머니가 가르쳐 주셨던 그 노래를 불렀네. 천사들이 함께 노래하는 소리를 들었네.”
“주님, 어머니와의 관계가 끊어지는 건 아니겠지요? 주님, 하늘나라에 더 좋은 집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하늘나라에, 주님, 하늘나라에요.”
성당에서 장례 미사를 마친 후 장지까지 계속되는 장례 차량 행렬에 참여한 적이 많았다. 한국에서와는 달리, 장지까지 가는 차량이 한 줄로 행렬을 지어 이동하는 것과 이 행렬이 지나갈 때 지나는 차량이 길 바깥쪽으로 비켜서거나 정지하여 마지막으로 가시는 분을 위해 조의를 표하는 모습이 감동을 준다.
차량은 한 줄로 조용히 도로를 따라가며, 슬픔에 가라앉은 무거운 느낌을 자아낸다. 일상이 평상시와 같이 흘러가는 행렬 바깥의 풍경과,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한 장례 행렬은 대조를 이룬다.
행렬의 제일 앞에는 고인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행렬을 이끌고, 다음에는 가족들의 차량 그리고 사랑하는 친지들의 차량이 차분히 줄을 이어 간다. 행렬에 참여한 차량에는 운구 행렬임을 알리는 작은 깃발이 달려있거나, 전조등을 켜고 비상등을 깜박거리며 진행한다.
차량이 도로를 지날 때, 교차로의 신호등이 붉게 바뀌어도 일반 차량은 정지하며 행렬이 끊기지 않도록 양보한다. 보행자들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머리를 숙이거나 고인을 위한 짧은 기도를 올리며 조의를 표하기도 한다. 이처럼 모두가 고인을 떠나보내는 이 순간에 함께하는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장례 행렬이 고요히 목적지에 다다를 때, 그 길 위에 남겨진 것은 단지 차량의 흔적만이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생애와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사랑, 그리고 그 마지막 여정을 함께 나눈 모든 이들의 작은 공감과 경의이다.
얼마 전에도 성당 교우의 장례미사에 참례했다. 영결식에서 읽을 추도문을 작성하며 수십 년 동안 같은 단체에서 전우처럼 함께 활동한 그분을 보내는 게 마음 아팠다. “형제님, 이제는 주님 품 안에서 평안히 쉬소서. 저희는 형제님의 사랑과 헌신을 기억하며 주님 안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2025년 1월 23일)
www.youtube.com/watch?v=LAIS-ADK6c8&ab_channel=BioshockInfinite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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