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따그락거리는 이유

삼척감자 2025. 10. 17. 21:24

주행 갑자기 들려온 따그락 소리.
엔진 소리 사이로 묘하게 섞여드는 가벼운 소음이, 괜스레 신경을 긁었다.
라디오를 꺼도, 창문을 닫아도, 여전히 소리는 앞유리 아래 어딘가에서 살아 움직였다.

결국 차를 세웠다.
후드와 유리창 사이, 좁은 틈을 들여다보았다.
거기에는 뜻밖에도, 가을의 흔적이 고스란히 숨어 있었다.
도토리 , 마른 장이 오목한 곳에 끼여 있었다.
누군가의 겨울 준비가 위에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조심스레 손가락으로 긁어내고 다시 시동을 걸고 달려보니 세상은 조용했고, 차는 고요히 미끄러졌다.

나는 피식 웃었다.
못된 다람쥐 같으니라구.”
주차장 가장자리의 도토리나무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도토리를 옮기던 작은 발자국 하나가, 하루의 평화를 흔들었다니.

하지만 생각해보면, 소음 덕에 잠시 멈춰 섰고,
멈춤 덕에 가을의 손끝을 느낄 있었다.
다람쥐는 그저 일을 했을 뿐이다.
소음을 만든 , 아마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