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삼척감자 2025. 10. 31. 18:39

인생의 길을 걸어 어느덧 일흔 중반에 이르렀다. 예전엔 '아저씨' 부르던 분들의 부고가 들리더니, 조금 지나 형님뻘이던 이들이 세상을 떠났고, 이제는 함께 웃고 울던 친구들의 이름이 하나둘 전해진다. 사이 자녀가 있는 타주로 떠나는 이도 있고, 고향으로 영구 귀국하는 이도 있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마지막 계절을 조용히 준비하는 듯하지만,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아는 이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야 하는 서운함이 밀려온다.

 

늦가을, 단풍이 화려하게 불타오르더니 어느새 낙엽이 되어 스러져 간다. 바람결에 흩날리다 이내 땅에 내려앉는 잎들을 바라보며, 한때 찬란하던 젊음도 결국 이와 같음을 깨닫는다. 같은 나무에서 함께 지내던 나뭇잎들도 때가 되니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연의 이치를 헤아려 본다. 그렇게 스산한 바람과 차가워지는 공기 속에서 마음 한구석이 헛헛해진다.

 

그러나 낙엽이 떨어져야 나무가 겨울을 견딜 힘을 비축하듯, 우리도 허무 속에서 다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닐까. 지나온 시간이 흩어져 가는 듯해도, 남겨진 따뜻한 기억이 여전히 나를 붙들어 준다. 오늘도 조용히 걸음을 옮긴다. 떨어지는 하나에도 세월이 건네는 말을 들으며.

'미국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마존의 배송 속도  (0) 2025.11.05
시계 바늘을 돌리는 날  (0) 2025.11.03
착각에서 얻은 상쾌함  (0) 2025.10.26
따그락거리는 이유  (0) 2025.10.17
세상은 우리 대문 앞보다 넓다  (0) 202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