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건강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삼척감자 2025. 12. 6. 22:16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건강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신문 기사나 유튜브를 보면 전문가들이 이틀이 멀다 하고, 오늘은 이 음식을 먹어야 오래 산다고 하고 내일은 저 음식을 피하라고 한다. 새로운 장수 비결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서로 모순되는 조언도 흔하다. 단백질을 늘리라는 말과 줄이라는 말이 동시에 들리니, 무엇을 믿어야 할지 헷갈릴 때가 많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도 한때는 몸에 해롭다고 했지만, 요즘은 대체로 괜찮다는 쪽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수십 년을 라면만 먹고도 건강하게 지냈다는 사람의 사례가 소개되기도 하지만, 라면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고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다. 음식은 어떻게 먹느냐, 또 어떤 사람이 먹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데도, 우리는 특별한 사례를 너무 쉽게 일반화한다. 언론이 전후 설명 없이 극단적으로 요약해 전달할 때는 혼란이 더 커진다. 들으면 혼란스럽기는 해도 이런 이야기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건, 나이 들어서도 건강하게 지내고 싶은 욕망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오래전에, 젊었을 때부터 당뇨가 심해 고생하던 직장 동료가 이런 말을 했다. “의사가 이것도 먹지 말라, 저것도 먹지 말라 해서 먹어도 되는 게 거의 없어.” 그때는 별생각 없이 들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 말이 이해된다.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음식을 피하다 보니 내가 좋아하던 음식들이 자연스럽게 식탁에 오르는 횟수가 줄었고, 가끔은 그게 답답하게 느껴진다.

 

요즘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점점 줄어드는 기분이다. 단것, 짠것, 튀긴 음식, 가공육, 인스턴트, 탄산음료, 기름진 음식, 심지어 탄수화물까지 조심하라고 한다. 이런 말을 자주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이것도 해롭고 저것도 해롭다는 생각이 깊이 박혔다. 일주일에 한 번 먹는 라면조차 마음이 쓰이고, 국물을 버리면서 괜히 미안한 기분이 든다. 음식에 소금을 치는 손도 조심스러워졌다. 오랫동안 즐기던 술도 자연스레 멀리하게 되었다. 이러다 동네 술가게 매출이 뚝 떨어지는 건 아닐까?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어떤 음식 하나에 정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는 것을. 영양학은 복잡하고, 사람의 몸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채소가 좋다는 연구도 있고, 고기가 문제라는 연구도 있지만, 대부분은상관관계를 말할 뿐 내 삶 전체의 해답을 알려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가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먹고 싶은 것조차 마음 놓고 먹지 못하는 긴 삶이 과연 가치가 있을까? 차라리 맛있게 먹고 조금 일찍 세상을 떠나는 게 더 나은 선택 아닐까?”
하지만 생각해보면, 오래 사는 것과 맛있게 먹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목표가 아니다.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오래 살려면 모든 것을 포기하라는 말도 지나치고,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빨리 죽어라는 말도 너무 극단적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과하지 않은 균형을 스스로 찾아가는 일일 것이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내 몸과 생활에 맞게 선택하는 것. 건강 관리도, 음식 선택도, 그렇게 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2025 12 6)

'이것저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벗 동무 친구 그리고 friend  (0) 2025.12.24
모세와 제갈공명  (1) 2025.12.19
간헐적 금주  (0) 2025.11.27
적게 먹는 사람의 변명  (0) 2025.11.21
나이 들면 다 찾아오는 거지 뭐  (0) 202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