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모든 것이 허용되나, 모든 것이 유익하지는 않으니

삼척감자 2026. 1. 7. 22:05

유튜브를 켜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간이 흘러간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켠 화면, 잠들기 전조금만 더라며 붙들고 있는 영상들알지 못하는 사이에 밤이 깊어 있고, 머릿속엔 피로만 쌓인다. 텔레비전을 전혀 시청하지 않는 내가, 이렇게 작은 화면 하나에 마음을 빼앗길 줄은 몰랐다. ‘내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라는 노랫말이 내 하루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만 같다.

 

가끔은 결심한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마음 먹고 책을 들어 보지만, 눈앞엔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이 아른거린다. 화면 속 재미있는 영상들이 내 마음을 붙잡는다. 그럴 때면 , 이게 바로 중독이구나, 하고 스스로를 들여다보게 된다.

 

전문가들은 유튜브가 텔레비전보다 더 중독적인 이유로 다섯 가지 요소가 결합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맞춤형 추천, 짧고 강한 자극, 즉각적인 피드백, 선택의 자유, 그리고 접근의 용이성. 이 모든 것이 우리 뇌를 반복적으로 자극하며 잠깐만 보려던 계획을 허물어뜨린다. 그래서 밀린 독서는 늘 제자리걸음이고, 작은 화면 하나가 내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조차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유튜브를 완전히 끊을 수는 없다. 대신 한 영상이 끝나면 책을 읽거나 잠깐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도 시청 시간을 줄일 수 있겠다. 문제는 유튜브 자체가 아니라, 거기에 쉽게 끌려가는 내 마음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선택은 결국 내 몫임을 알게 된다.

 

가끔은 재미있게 보다가도 속았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조회수를 늘리기 위한 과장과 사실을 왜곡하는 제목들 때문이다. ‘충격’, ‘폭로라는 단어, 불안을 자극하는 화면과 소리. 잠시도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이런 자극이 반복될수록, 감각은 무뎌지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기준도 흐려진다. 그래서 나는 이제 정치 유튜버들은 대부분 허풍쟁이로 생각하며 멀리한다. 과거 범죄 사건을 다룬 영상도, 실화가 아니라 소설처럼 느껴져 자연스레 손을 떼게 되었다.

 

한 가지 주제를 계속 보면, 유튜브는 알아서 비슷한 영상들을 띄워 준다. 어느 지인이내 컴퓨터에는 왜 그런지 모르게 벌거벗은 여인의 영상이 계속 뜬다고 의아해하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적지 않은 나이에 아내 몰래 도둑질하듯 그런 영상을 열심히 보았을 그의 모습이 그려져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유튜브는 이제 단순한 심심풀이를 넘어 교육과 정보, 사회적 의견이 오가는 장이 되었다. 그렇기에 더 걱정된다. 이것이 사실일까, 아니면 관심을 끌기 위한 미끼일까. 내가 끝까지 본 이 영상이 과연 나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

 

다시금 유튜브 시청 시간을 줄여야겠다고 다짐한다. 내 시간이 아직 소중하다는 걸 알고 있으니 조금 더 아껴 써야겠다. 오늘은 이 시간을 책 한 장, 산책 한 걸음, 그리고 조용한 사색으로 채워보려 한다.

 

성경은 오래전에 이미 이렇게 일러주었다.

모든 것이 허용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유익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것이 허용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1코린 10,23)

 

(2026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