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고치고 또 고치며

삼척감자 2026. 1. 30. 11:54

글 짓기를 우리는 흔히 작문이라 부른다. 이 말을 곱씹어 보면, 글은 쓰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연필이나 키보드를 잡는 순간 글이 술술 흘러나오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벽돌을 하나씩 쌓아 집을 짓는 일과 닮아 있다. 얼핏 그럴듯해 보여도 가까이서 보면 금이 가 있고, 방향이 조금만 어긋나도 전체가 불안해진다. 그래서 글은 언제나초고라는 이름으로 시작한다.

 

내가 글을 오래, 자주 쓰다 보니 사람들은 종종글을 잘 쓴다고 말해 준다. 하지만 그건 결과만 보고 하는 이야기다. 글감이 떠올라 급하게 써 내려간 초고는 맞춤법이 여기저기 틀려 있고, 문장들은 서로 발을 헛디디며 비틀거린다. 앞뒤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아 억지로 손을 잡아 끌어당긴 흔적도 남아 있다. 그런 상태의 글을 여러 사람이 보는 소셜 미디어에 올릴 용기는 없다. 결국 지우고, 고치고, 다시 읽고, 또 고친다. 적게는 몇 번, 많게는 열 번도 넘게 손을 댄 뒤에야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

 

이런 식이라면 누구든 글을 잘 쓸 수 있다.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부끄러움을 견디며 다듬는 시간을 감수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반듯한 글은 거의 없다. 적어도 내가 쓴 글은 그렇다. 다만 끝까지 고치고, 또 고치며 만들어낸 글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글을쓴다기보다짓는다고 생각한다. 서툰 초안을 재료 삼아, 무너지지 않을 만큼만 단단하게 다져 올리는 일. 그게 내가 아는 글쓰기의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