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생활

체육관에서 처음 만난 목사님

삼척감자 2026. 2. 1. 12:23

가까이 지내던 이웃 동네의 목사님께서 몇 년간의 투병 끝에 오늘 세상을 떠나셨다는 연락을 받고, 가슴 한구석이 뚫린 것처럼 허전했다.

 

7년 전, 뉴저지 중부로 이사 와 처음 다니기 시작한 체육관에서 그분을 처음 만났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운동을 하다 오가며 나눈 평범한 인사가 인연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 첫 인사 속에서도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말을 많이 하지 않았어도 이야기를 잘 들어 주었고, 목사라는 직분이나 나이를 앞세우기보다는 늘 한 사람의 이웃으로 대해 주는 분이었다.

 

나보다 네 살 위였던 그분은 생전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깊고 권위를 내세우지 않아 언제나 대하기가 편안했다. 나는 가톨릭 신자였고 그는 개신교 목사였지만, 종파의 차이가 우리 사이에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각자의 신앙은 서로를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라, 존중하게 만드는 바탕이 되었다.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그분이 바치던 기도는 길지 않았지만, 늘 마음 깊은 곳에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꾸밈없는 말 속에 진심이 있었고,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었다.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자 자연스럽게 예수님의 말씀이 함께 떠올랐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겠다.”(마태 11, 28)

 

이 말씀처럼 그는 이웃의 무거운 짐을 말없이 함께 들어 주는 사람이었다. 이제는 모든 수고를 내려놓고 주님 안에서 참된 쉼을 누리고 있으리라 믿는다. 남은 나는 그분이 보여 주었던 배려와 경청, 그리고 조용하지만 깊었던 신앙의 태도를 마음에 새기며 살아가려 한다. 그와 함께했던 시간에 감사하며, 그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