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이고 오후고 언제나 집 둘레길에서 눈에 띄는 호리호리한 동양인이 있다.깔끔한 외모에 무표정한 얼굴, 남들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 옷차림이라서 쉽게 말을 걸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기던 그를 본 지 거의 5년이 다 되어 가는데 어저께 처음으로 서로 통성명을 했다. 어쩌다 딱 맞닥뜨리자,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나, 쟈니라고 합니다. 중국 태생의 은퇴 목사로서, 나이는 69세입니다. 아내의 이름은 그레이스라고 합니다. 당신 아내의 이름은 데레사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억양 없이 숨 가쁘게 말을 쏟아내는 그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니, 이렇게 말을 잘하는 사람이 몇 년 동안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니. “서부 영화 Johnny Guitar에 나오는 주인공 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