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에서 숭늉을 찾았다는 전설 속 인물이 나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맥주를 원샷으로 마시기 시작한 시조가 내가 아닐까 싶다. 물론 공식적인 기록은 없지만.직장에 다닐 때 계산기를 찾다가 눈에 띄지 않자, 얼결에 탁상전화기의 자판을 두드린 게 다른 직원의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상사의 지시는 물론 벼락같이 해치웠지만, 칭찬은 별로 듣지 못 했다. 오히려 경솔하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나 모르겠다. 나는 일을 잘 했지만(그냥 웃으세요) 상관이란 워낙 칭찬에 인색한 인종이니까.부하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한 다음 바로 다 끝냈느냐고 묻는 일이 자주 있어서 사람을 들볶는다고 원성을 듣기도 했다. 부하라는 인간들은 왜 하나 같이 느려터졌고, 무능하냐고 푸념했다.이게 모두 내 지랄같이 급한 성질 탓이다.사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