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때 한 반이었던 J와 단톡방에서 가벼운 대화를 나누었다. 충북 음성 촌놈인 그는 어렸을 때 키가 껑충하게 크고, 늘 얼굴을 찌푸리던 모습으로 기억된다. 경찰서장 출신에, 박사학위 소지자, 그리고 대학교 교수까지. 이 정도면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힐 만하다. 그런 그가 평범하게 살아온, 강원도 삼척 촌놈인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게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몇 번인가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다가 그가 “자네가 기억나지 않아 친구에게 물어보니 미국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목사라던데 사실인가?”라기에 “목사 친구를 몇 명 둔 건 사실이지만, 나는 가톨릭 신자다.”라는 말로 답했지만, 어쩌다 나를 유명한 목사라고 생각하는 친구가 다 있을까? 그래도 누군가가 나를 다른 직업도 아닌 목사로 잘못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