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나목과 고목

삼척감자 2025. 1. 9. 20:32

아침에 일어나 창문의 블라인드를 열고 하늘을 가리는 나목을 보니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연상된다. 며칠째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니 올해 겨울은 춥다.

 

고목은 말라서 죽어 버린 나무라 소생할 가능성이 없지만, 나목은 벌거벗은 나무로 봄이 오면 다시 생명을 틔울 것이다.”라는 누군가의 글이 생각난다.

나이 들어가며 겨울나기가 점점 힘겨워져서 간절히 봄을 기다리는 늙은 몸이 나목이 아닐까 싶다. 고목에 새순이 돋아 소생하기도 한다는데 나목이 소생하는 거야 흔한 일이 아니던가.

 

책꽂이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20 큰딸이 졸업 논문으로 실비아 플라스와 박완서 소설 감금과 여성 발달의 은유 찾아보니 부모님의 모든 사랑과 희생을 위해라는 헌사가 보인다. 강추위이지만,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며 힘이 난다.

 

맞다. 봄이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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