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아내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요리란 걸 한다. 오래 전 라면 끓이기에서 시작한 요리가 고급 요리로 발전했으면 아내에게 입 호강이란 걸 시켜 줄 수도 있으련만, 내 요리 실력은 만들기 쉬운 짜장면이나 링귀니(이탈리아 국수 요리)에서 그쳤으니 아쉽다. 그것도 재료를 준비해 두고 척척 만들면 아내 보기에 불안하지 않겠지만, 그때마다 서류함에서 레시피를 꺼내서 일일이 들여다보아야 하는 어설픈 요리사이다. 이번에도 링귀니가 생각나서 레시피를 꺼내다 그것과 함께 잘 모셔 둔 큰딸의 메모를 보고 울컥했다. 링귀니 요리를 만들 때마다 보게 되는 메모이지만, 볼 때마다 눈물이 나려고 한다. 또박또박 한글로 쓰여진 메모는 날짜부터 시작된다. 2006년 9월 27일 “사랑하는 아빠에게, 이 레시피 생각나지요?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