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날씨는 유난히 매서웠다. 갠 하늘을 본 날이 많지 않았고, 눈 내리는 날이 많았다. 두어 차례의 폭설과 계속되는 찌푸린 하늘은 세상을 어둡게 만들었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친 마음을 더 힘들게 했다. 매서운 바람까지 불며 오랫동안 이어진 영하의 날씨로 땅은 돌덩이처럼 단단해졌다. 많은 이들의 마음이 무거웠으나 애써 간직해 온 희망을 버릴 수는 없었다. 3월이 시작된 지 며칠이 지났어도 날씨는 아직 쌀쌀해서 겨울이 봄에게 쉽사리 자리를 내어주지 않을 것 같아도 따스한 햇살은 알게 모르게 겨우내 쌓인 눈을 녹이고 있었다. 드러난 누런 땅에는 눈밑에 숨어 있던 연두색 이끼와 낮게 깔린 풀잎이 눈에 띈다. 그걸 보니 농가월령가 (음력) 이월령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반갑다 봄바람에 의구히 문을 여니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