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사에 입사한 지 4년 막 지나서, 서른 번째 생일을 몇 달 앞두고 승진이라는 걸 했다. 지금 기준으로는 조금 빠를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회사 조직이 급격히 확장할 때라서 채워야 할 자리에 비해 사람이 부족하여 전공이나 경력이 그 자리에 적절한지 별로 따지지 않았다. 그래서 특허 업무를 담당하던 책상물림이 지역 사령관 격인 서비스 과장에 임명되었다. 비교적 평화로운 서울 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다가 지방으로 이삿짐을 싸서 내려가려니 좀 서글펐고,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촌구석(?) 대전에서 근무하려니 갑자기 변방으로 밀려난 듯해서 억울했다. 막연히 업무부와는 달리 분위가 거칠 거로 생각했지만, 관련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두려움이 앞섰다. 충청남북도, 전라남북도, 경기도 일부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