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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내부의 적이랍니다

요즈음은 아침마다 깨어서는 잠자는 동안 내 마음속에서 기다렸던 듯싶은 걱정거리와 싸우곤 한다. 오늘은 더 놀라운 소식이 있을까? 코비드 19의 확진율이 떨어지기 시작했을까? 내 가족은 모두 안전하고 건강할까? 그리고 나도 그럴까? 모든 게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적인 무서운 바이러스가 앗아간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나는 정말 알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 뜰에서는 개똥지빠귀가 미친 짓을 한다. 아침마다 그놈은 우리 유리창에 몸을 부딪친다. 툭. 툭. 툭. 어떨 때는 그 소리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 마침내 공격을 멈추었는가 했더니 어느새 내 차 옆 거울의 검은 테두리에 하얀 걸 남겨 두었다. 정말 미치겠네. 그래서 “야 이 개 같은 새야, 어떻게 좀 해봐!”라고 새에게 말했다. 하지만 ..

번역문 2022.09.02

개똥인지 지빠귀인지

“매기의 추억”으로 잘 알려진 노래의 영문 가사를 한국어로 다시 번역해서 소개한 적이 있었다. 영문 가사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매기, 나는 오늘 언덕을 거닐었다오(I wandered today to the hill, Maggie).”로 시작되는 가사가 널리 알려져 있고, “매기, 숲에는 제비꽃 향기가 가득했소(The violets were scenting the woods, Maggie).”로 시작되는 가사도 있는데 두 가사의 내용은 매우 달랐지만, 둘 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게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로 시작되는 동요 조의 한국어 번안 가사보다 마음에 들었다. “매기, 숲에는 제비꽃 향기가 가득했소.”로 시작되는 가사의 두 번째 연에 나오는 ”A robin sang loud from a..

미국 생활 2022.09.02

감전사한 분의 가족을 만나본 체험

내가 중부 지역 서비스 과장을 할 당시의 지방 서비스 조직은 업무 및 직원 인사 관리는 서비스 과장이 맡되 직원의 근태 관리는 연락소장에게 위임하는 방식이었다. 중부 서비스과에 소속된 직원은 충청과 호남 지역 내 6개 연락소와 함께 있는 6개 서비스 센터에서 근무하는 70여 명이었는데 과장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직원들을 자주 만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그런 관리 방식을 택한 것이다. 40년 전 어느 날, 본사의 서비스 부장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청주 지역에서 감전사한 분의 가족을 만나 경위를 조사하되 절대 회사에서 부당하게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라는 긴급 지시였다. 바로 청주 연락소장에게 전화하여 간단한 사고 경위를 들었다. 어느 아주머니가 감전사했는데 유가족은 그분이 금성 텔레비젼 때문..

시간여행 2022.09.02

가지 못한 길

가끔 유튜브로 전기공학 강의를 들을 때가 있다. 내 자식 나이쯤 되는 잘생긴 강사는 어려운 강의도 쉽게 풀어서 머리에 쏙쏙 집어넣어 주어서 어쩌다 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전기공학의 기본 공식이라는 주제로 ‘키르히호프의 법칙, 앙페르의 법칙, 쿨롱의 법칙, 플레밍의 법칙, 비오사바르의 법칙’ 등을 설명하는 걸 들으며 50여 년 전 대학교에서 들은 전기자기학과 회로 이론이 생각났다. 이 두 가지를 공부하지 않고는 다음 전공과목으로 나아갈 수 없는 아주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과목이다. 대학 졸업 후 우연히 우리 조상들의 독서 방식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분들이 읽은 책이라고 해야 권수로 헤아린다면 몇 권 되지 않았다. 그들은 그 몇 권 되지 않는 책을 읽고 또 읽고, 아예 통째로 다 ..

시간여행 2022.09.02

대수술로 생명을 구하고 얻은 교훈

대수술로 생명을 구하고 얻은 교훈 필자: Rick Hamlin, 출처: Faith and Prayer, Aug 22, 2021 여름 방학을 마치고 등교하며 흔히 “여름에 무엇을 했지요?”라고 묻는다. 나의 아내에게는 잊고 싶은 여름이었지만, 나는 이 질문에 지난여름에 두 번이나 장기간 입원했다고 대답한다. 폐 감염으로 7월 초에 2주간 입원했고, 심장 수술로 8월에 일주일 입원했다. 심장 수술은 내가 일어나리라고 예상했던 것이었다. 거의 14년 전에 나는 대동맥류 문제로 심장 절개 수술을 받았는데 언젠가는 새 판막으로 교체해야만 했다. 그런데 드디어 그날이 왔다. 8월의 그 날 아침에 나는 잠에서 깨어 창문에 기대어 숨을 헐떡거렸다. 공기를 마시려고 헐떡였다. 아내는 그게 40초간 지속하였다고 했다. 나..

번역문 2022.09.02

70년대의 사무실 풍경

70년대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뭐가 있었을까? 개인용 컴퓨터도 없고,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니 책상 위에는 탁상용 전화기, 필기도구 그리고 업무 참고용 책 두어 권 정도만 놓여 있었다. 그리고 과장의 지시에 따라 매일 작성하던 업무일지, 기안 용지와 통신문 같은 양식 몇 가지와 사본 작성용 먹지도 늘 놓여 있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대부분의 업무가 전화와 종이로 이루어지던 시절이니 이런 정도만 있으면 충분했다. 그러면 계산은 무엇으로 했을까? 내가 신입사원 시절에 근무하던 업무부에는 직원이 20여 명 있었는데 그들 모두가 공용으로 사용하던 보물이 하나 있었다. 사무실 뒤쪽 복판에 원탁이 하나 있었고 그 위에 쇠줄로 원탁 다리에 묶어 놓은(누가 훔쳐 갈까 봐) 최신형 전자계산기가 바로 그것이었다...

시간여행 2022.09.02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책을 보며 이 책의 해설을 찾아 인터넷을 뒤지다가 다음과 같은 미국인 무명 블로거의 글을 보았다. 그의 글이 니체의 위버멘쉬(Ubermensch)에 대해 재미있게 요약했기에 아래와 같이 번역해서 소개한다. “차라투스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니체는 인간의 의식이 진전하는 세 단계를 재미있게 표현했다. 낙타는 짐을 운반하는 동물로서, 짐의 무게 때문에 고생한다. 낙타는 자신의 책임감과 삶의 무게에 짓눌리는 사람의 의식을 상징한다. 낙타는 하느님이라는 이름의 자신의 신에게 순종하며 쉬지 않고 십자가를 지고 간다. 그리하여 자신의 헌신을 드러낸다. 만물의 창조주인 하느님의 뜻에 따라 그는 자신과 타인의 짐을 지고 사막을 지난다. 어느 날 외로운 여정에서 그는 괴로운 노역에 대한 보상을 받..

이것저것 2022.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