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반년이 지난 2005년 연말,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 날 저녁이었다. 병상에 누워있는데 병원 복도 저 끝에서 들릴 듯 말 듯 노랫소리가 들렸다.Silent night, holy night!All is calm, all is bright. 귀 기울여 들어 보니 한두 사람이 부르는 노래가 아니었다. 아마 부근 교회의 성가대가 방문했나 보았다. 노랫소리는 차츰차츰 가까이 다가왔는데, 그들은 병실마다 들러서 노래하는 것 같았다.Round yon Virgin, Mother and Child,Holy infant so tender and mild, 해마다 듣던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었지만, 다리가 절단되어 하루의 대부분을 병상에서 보내던 환자 신세로 듣던 그 노래는 평생 처음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