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산책에서 돌아와서, 오는 길에 이웃에 혼자 사는 중국인 할머니(85세)를 만났더니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서 답답해하더라고 했다. 종일 유튜브 시청하는 걸로 소일거리 삼는 분인데 내가 도와드려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체육관에서 다녀와서 그 할머니 댁을 찾아보니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까마득하게 높고 경사가 급해서 나같이 의족 끼고 지내는 사람이 오르려니 정신이 아득했다.
계단을 올라 식탁에 앉으니,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내놓으며 모두 유튜브가 안 된다고 했다. 침실에 있는 노트북도 안되고. 아니 고령의 할머니가 왜 이리 전자 기기기 이리 많담. 몇 가지 물어보았더니 아예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유튜브 시청 말고는 이메일조차 사용할 줄 모른다니 그럴 수밖에.
그래도 몽땅 유튜브가 안 나온다니 이건 분명히 인터넷 접속 문제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침실에 들어가 라우터를 보니 접속이 끊겼다는 빨간불이 들어와 있었다. 전원 스위치를 껐다가 다시 켰더니 금세 파란불로 바뀌고 기기를 모두 점검했더니 당연히 유튜브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별거 아니지만, 할머니는 신통방통해하시고 연신 고맙다고 인사하며 재스민차를 내오신다.
알고 보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나이 드신 분들은 이런 문제가 생기면 얼마나 답답할까? 이런 걸로 이웃 노인들에게 봉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참, 그러고 보니 내가 왕년에 대 LG 전자의 서비스 책임자였지.
'미국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피운 남편이 아직도 용서가 안 되어서 (0) | 2024.06.09 |
---|---|
미국 은행원 (0) | 2024.06.01 |
나이 들어서 혼자 살기 (0) | 2024.05.13 |
쟈니와 빌 (0) | 2024.05.05 |
미국의 동네 의사 (1) | 2024.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