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이후

사지 마비 장애인들 영화

삼척감자 2022. 9. 4. 04:01

사지 마비 또는 하반신마비 상태가 된 인물들의 삶을 다룬 영화 세 편을 보았다. 세 영화의 주인공들 모두 사고로 심한 장애를 입게 되었지만, 그들의 선택은 달랐다. 두 사람은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으로 삶의 의욕을 되찾았으나, 한 사람은 사랑하는 이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조력(助力)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삶을 포기한다. 각자 느끼는 고통의 크기가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니 선택도 다를 수 있겠지만,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선택을 존중하고 싶지는 않다. 이들 영화의 줄거리를 아래와 같아 소개한다.  

 

Intouchables: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프랑스 영화

     파리의 빈민가에 사는 세네갈 출신의 전과자 드리스는 엄청난 부자인 사지(四肢) 마비 환자가 입주 간병인을 구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 자리에 지원하지만, 사실은 일하려는 생각은 없고 복지 수당 신청서에 구직을 위해 노력했지만, 취업하지 못했다는 확인을 받으려는 것이었다. 환자인 필립은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장애를 입었으며, 그의 아내는 아이를 낳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드리스가 그 일에 적합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사지 마비 환자인 필립은 자신을 불쌍히 여기지 않고 보통 사람 대하듯 하는 드리스의 태도가 마음에 들어 그를 일단 고용해 보기로 한다. 드리스는  내키지는 않았으나 필립을 보살피기 시작한다. 각각 상·하위 1% 이내의 사회적 계층에 속하는 두 사람은 함께 지내며 그들 사이에 가로 놓였던 계층 간 간격을 뛰어넘게 되었으며, 필립은 삶에 생기를 찾게 된다.  드리스는 필립이 엘레노어라는 여성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교제한다는 걸 알게 되자, 그녀를 직접 만나보라고 권하나 그는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날까 봐 망설인다.

     드리스의 사촌 동생이 폭력배에게 시달리다 도움을 요청하러 필립의 저택으로 그를 찾아오자 필립은 드리스가 가족을 돌봐야 함을 알게 되고, 평생 자신의 휠체어를 밀며 지내지 말라며 그를 내보냈지만, 새로 구한 간병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로 인해 삶의 의욕을 잃게 되며 건강이 나빠진다. 필립 가족의 요청으로 그를 다시 만난 드리스는 바닷가의 고급 식당으로 필립을 데려가고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떠난다. 잠시 후 드리스가 미리 연락해 둔 엘레노어가 그 자리에 도착한다. 감동한 필립이 창밖을 내다보다가 드리스와 눈이 마주치자 그에게 미소짓는다. 드리스는 작별을 고하며 떠나고 그는 처음으로 직접 만난 엘레노어와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이후 이들은 결혼하여 자식 둘을 두고 행복하게 지내며, 필립과 드리스는 친구로서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

 

Walk, Ride, Rodeo: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미국 영화

     ‘앰벌리 스나이더(Amberly Snyder)는 세 살부터 말을 탔고, 일곱 살부터 경주에 출전하여 열여덟 살에는 전국 규모 대회에서 우승했다. 열아홉 살에 혼자서 트럭을 운전하여 여행하는 도중에 교통사고로 허리 아래가 마비되었다. 지나가던 운전자의 도움을 받아 구급차를 부르고 병원에 이송되어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평생 걸을 수 없을 거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절망했다.

     의료진과 부모의 설득에 못 이겨 재활 훈련을 시작했으나 이 훈련을 아무리 열심히 받아보아야 평생 휠체어에서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며칠 지나지 않아 더는 훈련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어머니의 강력한 설득에 따라 다시 계속된 재활 훈련을 통해 휠체어를 타고 일상생활에 적응하는 훈련을 받고 퇴원한다.

     퇴원 후 가족이 그녀를 말안장에 올려 주면 마비된 다리 대신 손으로 말과 교감하며 말타기를 계속하여 사고 18개월 후에 큰 규모의 경주에 출전하여 우승했다. 28세가 된 지금 세 가지 목표 중 걷기는 아직 이루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없으나 역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유명한 연설자로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Me before you: 영국 영화

     6년간 일해온 카페가 문을 닫으며 실업자가 된 루이자 클라크(26)는 전신 마비 장애인을 돌보는 일에 지원하게 된다. 그녀가 돌봐야 하는 윌 트레이너(31)는 엄청난 부잣집 아들로서, 잘생겼으며 성공적인 사업가였으나, 불의의 사고(오토바이와 충돌)로 사지가 마비된 뒤 굉장히 냉소적인 성격으로 변한 인물이었다처음에 그녀는 시종일관 비꼬는 말투에다 세상 모든 것에 대해 불만투성인 윌에게 호감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좋은 급여를 놓칠 수가 없어서 계약 기간인 6개월을 버티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이 6개월 동안 여러 일이 생기면서, 두 사람은 조금씩 마음을 열고 사랑의 감정을 키운다. 루이자는 이 상황을 힘들어하는 윌에게 세상은 아직도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고, 윌은 루이자의 마음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나 6개월의 유예기간이 되어갈 무렵, 결국 사랑하는 연인 루이자를 남겨두고 원래의 계획대로 조력자살이 합법적으로 시행되는 스위스로 가서 삶을 마감하기로 한다. 유능하고 활동적이며 자존심이 넘치던 윌은 앞으로도 평생 남의 도움 없이는 까딱하지도 못할 몸이었고, 사랑하는 루이자에게는 그녀의 삶이 있다고 생각한 윌은 그 비참함을 견딜 수 없었다. 루이자는 결국 윌의 뜻을 막지 못하고 함께 스위스로 향한다스위스의 병원에서 루이자에게 먼저 작별 인사를 건넨 다음, 마지막 순간은 가족들과 따로 맞는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것이 우리의 선택에 따른 것이 아닌 것처럼, 이 세상을 떠나는 것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영화 세 편을 보고 나니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는 법정 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2021 2 19)

'교통사고 이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 뜨고, 해 지네  (0) 2023.04.13
심폐소생술을 지켜보고  (0) 2022.09.05
새벽의 여신 에오스를 맞으며  (0) 2022.09.04
부디 자기 자신과 잘 지내세요  (0) 2022.09.04
그로부터 15년 후  (0) 2022.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