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뭐가 있었을까? 개인용 컴퓨터도 없고,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니 책상 위에는 탁상용 전화기, 필기도구 그리고 업무 참고용 책 두어 권 정도만 놓여 있었다. 그리고 과장의 지시에 따라 매일 작성하던 업무일지, 기안 용지와 통신문 같은 양식 몇 가지와 사본 작성용 먹지도 늘 놓여 있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대부분의 업무가 전화와 종이로 이루어지던 시절이니 이런 정도만 있으면 충분했다. 그러면 계산은 무엇으로 했을까? 내가 신입사원 시절에 근무하던 업무부에는 직원이 20여 명 있었는데 그들 모두가 공용으로 사용하던 보물이 하나 있었다. 사무실 뒤쪽 복판에 원탁이 하나 있었고 그 위에 쇠줄로 원탁 다리에 묶어 놓은(누가 훔쳐 갈까 봐) 최신형 전자계산기가 바로 그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