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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의 기원

자신의 식당 ‘미스 김’을 개업하기 전에 김지혜 주방장은 한국 요리의 역사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녀가 조사한 음식 중에는 비빔밥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에서 비빔밥은 한 가지 종류로만 자주 요리되는데. 한국에서는 지역별, 계절별로 많은 종류가 있다. 2021년 F&W(Food & Wine 잡지)에 게재된 ‘새로 등장한 최고의 요리사’ 기사는 그녀가 조사한 비빔밥의 역사와 여러 가지 비빔밥에 관해 다루며, 한 여름철의 재료로 만드는 최고의 야채 비빔밥 요리법을 소개했다. 비빔밥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중 하나는 비빔밥은 궁궐에서 점심으로 준비하거나 친척이 임금을 방문했을 때처럼 격식을 덜 차려도 괜찮을 경우에 가장 자주 대접하던 음식이라는 설이다. 또 다른 설로는 제사에서는 조상들에게 공경하는 ..

번역문 2022.09.04

부디 자기 자신과 잘 지내세요

나이가 드니 잠이 준다. 밤새 깊은 잠에 빠지기 어렵고, 일찍 깬다. 자는 동안에도 자주 뒤척이게 돼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개운하지 않다. 잠이 부족하니 낮에 의자에 앉은 채 시도 때도 없이 존다. 일찍 깨어도 다시 잠들 수 없어서 꼭두새벽에 잠이 깨면 다시 자는 걸 포기하고 일어나 책상 앞에 앉는 게 버릇이 되었다. 다들 잠든 시간에 책상 앞에 앉아서 컴퓨터를 켜놓고 신문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고, 때로는 책을 읽기도 하고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다. 그런데 나 혼자만의 새벽 시간이 마냥 고요하고 평화로운 것만은 아니다. 이 나이 되도록 제대로 이룬 것이 없다는 자책감, 가보지 못 한 길에 대한 아쉬움, 잘못한 일에 대한 자괴감, 최선을 다하지 못 한 일에 대한 회한, 남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일에 대..

교통사고 이후 2022.09.04

봄이 왔다

오늘 헬스클럽에서 다녀오는 길에 보니 온통 분홍색 꽃으로 뒤덮인 나무들이 길가에 늘어서 있기에 나도 모르게 “야~”라고 외마디 소리를 질렀더니 운전하던 아내가 왜 갑자기 소리를 질러서 사람을 놀라게 하느냐고 핀잔을 주었다. 아침 산책길에 만난 지그(Zyg)라는 아저씨에게 막 움튼 나뭇가지를 가리키며 곧 봄이 올 것 같다고 말했더니 “아직 쌀쌀하기는 하지만, 최소한 눈은 내리지 않겠네.”라는 대답을 들은 게 두어 주 전이었는데, 늘 지나다니는 길가 화단에는 땅속에 숨어 있던 수선화가 벌써 머리를 제법 많이 내밀었다. 며칠 전부터 “삐삐삐빅” 하고 네 음절씩 끊어서 노래하는 개똥지빠귀(American Robin)가 집 주위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겨우내 눈에 띄지 않던 야생 비둘기(Mourning Dove)..

미국 생활 2022.09.04

봄이 오고 있다

지난겨울 날씨는 유난히 매서웠다. 갠 하늘을 본 날이 많지 않았고, 눈 내리는 날이 많았다. 두어 차례의 폭설과 계속되는 찌푸린 하늘은 세상을 어둡게 만들었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친 마음을 더 힘들게 했다. 매서운 바람까지 불며 오랫동안 이어진 영하의 날씨로 땅은 돌덩이처럼 단단해졌다. 많은 이들의 마음이 무거웠으나 애써 간직해 온 희망을 버릴 수는 없었다. 3월이 시작된 지 며칠이 지났어도 날씨는 아직 쌀쌀해서 겨울이 봄에게 쉽사리 자리를 내어주지 않을 것 같아도 따스한 햇살은 알게 모르게 겨우내 쌓인 눈을 녹이고 있었다. 드러난 누런 땅에는 눈밑에 숨어 있던 연두색 이끼와 낮게 깔린 풀잎이 눈에 띈다. 그걸 보니 농가월령가 (음력) 이월령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반갑다 봄바람에 의구히 문을 여니 말..

미국 생활 2022.09.04

복장 규정(Dress Code)

젊은 여성 국회의원이 밝은색 원피스를 입고 등원한 걸 놓고 몇 날 며칠을 떠들어내는 걸 보니 ‘참 할일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 의원들까지도 ‘국회의 권위를 떨어뜨렸다’며 비난하는 걸 보니 어이가 없었다. 국회의 권위가 바닥까지 떨어진 게 언제인데 고작 여성의원의 옷차림을 두고 권위 실추를 논하다니. 그 여성 의원이 입었던 옷은 전통적으로 생각해 온 정장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런대로 단정해서 보기에 그리 나쁘지 않았고 성적인 매력을 강조해서 남성 의원들의 마음을 흔들만한 복장도 아니었다. 정장을 입지 않더라도 일이나 제대로 한다면 나는 그런 정도의 복장이 비난받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기왕이면 원피스보다는 정장을 입으면 낫다고 생각하는 건 내가 꼰대라서 그럴까? 며칠 전에 이스라엘 필..

이것저것 2022.09.04

방구석 유목민

지난겨울 언젠가 밤새 눈 내린 다음 날 아침에 창밖을 내다보니 “지금 온 세상은 음울하고 길은 눈으로 덮여있네”라는 슈베르트의 가곡 ‘겨울 나그네’의 가사가 떠올랐다. 언론에서는 매일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하니 외출도 최대한 자제하며 지내던 차에 연일 눈까지 내리니 참 답답했다. 딱히 할 일도 없어서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몽골 이야기’라는 걸 보게 되었다. 한 개, 두 개 보기 시작했는데, 나도 모르게 끌려서 수십 개를 찾아서 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몽골 바람에서 길을 찾다’라는 책까지 사서 열심히 읽으며 답답함을 달랬다. 유목(nomadism)은 가축을 거느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먹이가 될 풀밭을 찾으며 가축을 기르는 생활 활동을 말한다. 유목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 장소에..

이것저것 2022.09.04

바빌론 강가에서

성경에서 시편은 기도, 찬양, 찬미, 탄원, 감사 등이 표현된 수많은 시가 모여서 이루어진 책인데 가끔 악의 세력에 저항하기 위한 저주가 표현된 시를 대하면 마치 못 볼 걸 본 것처럼 언짢다. 시편 137편 7~9절도 일종의 저주 시편인데 9절 “행복하여라, 네 어린것들을 붙잡아 바위에다 메어치는 이!”를 읽으며 마음이 불편했다. 끔찍한 악행이 생생하게 묘사된 것도 그런데 그걸 저지르는 이에게 행복을 빌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이 대목에 대한 해설을 찾아서 읽어보니 대체로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 이처럼 잔인하고 가혹한 일을 저지른 이는 유대인들을 노예로 끌고 갔으며, 아이들을 살해했으며, 예루살렘을 파괴한 바빌론을 이른다. - 죄 없는 어린이들의 학살은 고대 전쟁에서는 관행이었을지 몰라도 용서받..

신앙 생활 2022.09.04

오늘날 대부분의 미국인은 화장을 더 많이 선택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미국인은 화장을 더 많이 선택하고 있다--왜 매장이 감소하고 있을까? 출전: 2022년 8월 24일 The Conversation에 게재됨 필자 : David Sloane,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번역: 김형기 전국 장례 지도사 협회는 2035년까지는 거의 80%에 달하는 미국인들이 화장을 택할 거라고 내다 보았다. 1876년에 펜실베니아주, 랭커스터에서 실내 화장 설비가 처음으로 소개되었을 때, 제작자 겸 운영자인 프랜시스 르모인 씨는 가톨릭교회로부터 호된 비난을 받았다. 새로운 시신 처리 방식은 전통적인 종교관에 따른 매장이나 사회적 통념에 따른 도덕관과 존엄성에 비추어 위험한 것으로 보였다. 그로부터 100년도 지나지 않은 1963년에, 영국인 ..

번역문 2022.09.04

미국의 의료 체계를 잘 알고 활용하자

먼저 미국의 의원(doctor’s office 또는 clinic. 속칭 동네 병원)과 병원(Hospital)에 대해서 알아보자. 의원은 대개 한 명의 의사가 개인 진료실을 두고 외래 환자들에게 초기 진료를 제공하며 필요할 경우 치료 약을 처방한다. 대개 평일 낮에만 운영하며 주중에 쉴 때도 있다.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이 없고, 고가의 검사용 장비나 진료 장비 또는 응급 치료용 장비가 구비되어 있지 않다. 의원의 의사가 직접 수술할 경우에는 종합병원의 수술실을 빌려서 시행한다. 병원은 대형 건물에서 많은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다. 병원은 하루 24시간 운영되며, 많은 의사가 여러 가지 분야의 환자들을 치료한다. 병원에는 환자가 입원하여 치료받을 수 있도록 많은 병상을 갖춰져 있다. 검사 및 치료용 고..

미국 생활 2022.09.04

멕시코에서 본 긴 꼬리 찌르레기

지난 해 말에 휴가를 보낸 멕시코 캔쿤(Cancun)은 일 년 내내 기온이 높고 비가 자주 내리지 않는 열대성 기후대에 속한 지역이라서 그런지 내가 묵었던 리조트에는 아예 문이 없이 앞뒤로 뚫렸거나, 문이 있어도 늘 열어 둔 건물이 많았다. 그런 건물 안팎으로 날 짐승들이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리며 사람 구경하기에 바빴다. 거기에서 제일 흔히 본 새가 까마귀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몸집은 훨씬 작은, 긴 꼬리 찌르레기(Great-tailed Grackle )였다. 꼬리의 길이가 몸 전체 길이의 절반 정도이고 온몸이 새카맣고 눈매까지 불량스러워서 예쁜 구석이 전혀 없는 놈이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수영장 가에서 우리 일행이 고스톱을 치고 있으면 바로 옆에 앉아서 개평을 뜯으려 들었고, 로비나 바에서..

이것저것 2022.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