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어떤 고등학교 동창생이 동창 웹사이트에 ‘줄여서 보는 로마인 이야기’라는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 친구가 할 일은 없고 시간이 남아 돌아가니 이런 글을 올리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그가 올린 글을 훑어보았다. 처음 두어 회를 읽어 보니 결코 심심해서 쓴 글이 아니었다. 내용이 충실했고, 짜임새가 있었으며, 나름대로 확고한 역사관이 드러나 있었고,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글이 전문 역사학자가 썼다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나는 PDF로 보관하고 있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열다섯 권 중 처음 두 권만 읽고 말았던지라 그의 요약본이 반가웠다. 나이 드니 장시간 머리를 숙이기도, 책을 들고 활자에 시선을 집중하기도 힘들어서 한 권이라면 몰라도 열다섯 권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