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고 있을 때의 일이었다. 어느 날 오후에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신부님 한 분이 병실로 들어오시기에 깜짝 놀랐다. 키가 크고 허리가 약간 구부정하며 나이는 80세쯤 되어 보이는 미국인 신부님이었다. 신부님께서 왜 갑자기 오셨는가 의아했는데 간호사의 설명으로 전후 사정이 이해되었다.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미국인 신부님이 오셔서 입원 중인 환자들을 위해 미사를 바치기로 한 날이 그날이었다. 몇 달만에 미사 참례를 하기 위해 간호사가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미사드리기로 되어 있는 방에 가서 미국인 신자들 몇 명과 함께 신부님이 오시기를 기다렸다. 30분 이상을 기다렸는데, 신부님께서 고속도로가 막혀서 더 늦어질 것이라고 연락 해오셨다. 폐렴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