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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의 친구 관리

페북 친구들이 수천 명에 달하는 분들은 참 대단하다. 궁금해서 그분들 페북에 들어가 보면 친구들의 국적도 참 다양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자랑하는 예쁜 아가씨들도 많다. 오늘 내 페북 친구들을 훑어보았다. 예쁜 아가씨들은 눈닦고 보아도 없고, 성당 교우들, 학교 동창, 선후배와 전에 다니던 직장 선후배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중 활발하게 소통하는 친구들은 그리 많지 않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친구들과 연락이 닿으면 처음 몇 달은 죽자살자, 미주알고주알 옛날 얘기를 주고받다가 조금 지나면 슬그머니 연락이 끊긴다. 나는 친구 요청을 받으면 반드시 그분의 프로필을 확인해 본다. 여군 복장을 하고 다마스커스에서 복무한다는 생면부지의 외국인 미녀들이 친구신청을 하면 무조건 거절한다. 왜 다마스커스에는 미녀 여군이 그리..

이것저것 2023.02.18

Act of God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며, 인간에게 책임을 지울 수 없는 지진, 홍수, 쓰나미 등의 자연재해를 영어로 Act of God(하느님이 하신 일)이라고 한다. 제품 보증서나 보험 계약서에서는 이로 인해 발생한 제품 손상이나 인명 손상 또는 물질적 피해는 제조회사나 보험회사에서 보상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하느님의 선한 의도에 따라 일어나며,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수많은 자연현상에는 왜 Act of God(하느님이 하신 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을까? 며칠 전 우리 성당의 신부님께 튀르키예 지진 얘기를 하면서 그 까닭을 물어보았더니 “불가항력이라는 뜻으로 Act of God(하느님이 하신 일)을 쓰다가 그게 관용어로 굳어버린 겁니다. 일단 그렇게 쓰기 시작해서 오랜 세월이 지났으니..

신앙 생활 2023.02.14

술가게에 다녀 오다

나이 들며 마시는 입맛이 달라졌는지 즐기는 주종이 와인으로 슬그머니 바뀌었다. 주량이 많이 줄고, 마시는 횟수도 줄었다. 고급술을 마시면 좋겠지만, 연금 생활자 처지에 그렇게 할 수가 없고, 입맛이 예민하지 않아 눈 감고 마시면 비싼 술과 싼 술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싼 술을 일부러 찾아서 사 마신다. 지난 주일 성당 미사를 마치고 오는 길에 작년에 문을 열었다는 대형 술 가게를 찾았다. 엄청나게 많은 술을 모두 살 수는 없으니, 싼 와인을 몇 병 사고 비싼 술과 한국 술 구경이나 좀 하려고 했다. 가게 입구에 들어서니 엄청나게 많은 술에 압도되는 느낌이었지만, 맨 앞 진열대에 쌓인 와인의 가격표를 보니 반가웠다. 제일 앞줄에 Under $3.00, 그다음 줄에 Under $4.00, Under $..

미국 생활 2023.02.10

제 이름은 스티브입니다

한 서너 달쯤 전이었나 보다. 체육관에서 의족을 벗어서 옆에 둔 채 운동 기구에 편안하게 앉아서 상체를 뒤로 젖히고 다리를 죽 뻗는 운동을 하고 있을 때 어떤 백인 남자가 다가와서 손을 내밀었다. 나이는 나와 비슷한 것 같았고, 운동하기 편한 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가 “May I introduce myself. My name is Steve.”(제 소개를 할까요. 제 이름은 스티브입니다)라고 하고 하기에 나도 얼결에 손을 내밀고, “I am glad to meet you. My name is Steve, too,”(만나서 반갑습니다. 제 이름도 스티브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생각해 보니 미국에 산지 40년이 넘도록 여태까지 이렇게 격식을 갖춰 정중하게 인사하는 사람을 처음 만난 것 같다. 미국 ..

미국 생활 2023.02.05

동방 박사의 선물

‘동방 박사의 선물(The Gift of the Magi)’은 오 헨리가 1905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이다. 유명한 소설이라 줄거리와 결말은 잘 알려졌지만,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제임스 딜링햄 영’ 부부에게는 두 사람 모두 대단히 자랑스러워하는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남편 짐(=제임스의 약칭)이 할아버지와 아버지로 이어지며 물려받은 금시계였고, 다른 하나는 아내 델라의 길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이었습니다.” ​ 그런데 귀중한 금시계에는 시곗줄 대신 낡은 가죽끈이 묶여 있어서 남편은 시계를 꺼낼 때마다 부끄러워했다. 아내는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손질할 때 쓸 고급 빗 세트를 갖고 싶어 했다. 가난한 그들은 크리스마스에 서로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남편은 금시계를 팔았고, 아내는 ..

가족 이야기 2023.02.02

꿈은 이루어진다니까

나이 일흔을 넘어서고는 주량이 무척 준 걸 느끼게 된다. 주량이 준 건 나이 탓도 있지만, 50대 후반에 교통사고를 당한 후에 극적으로 줄었다. 사고 후 병원에 반년 동안 입원했다가 퇴원 후 두어 달 지나고 나서 술잔을 식탁에서 내 입으로 운반하는 팔운동을 다시 시작했으니 여덟 달 남짓 술 한 방울도 입에 대지 못한 셈이다. 오랫동안 굶었던, 그리운 술이었는데도 처음에는 그리 반갑지 않아서 두어 모금 마시는 정도로 그쳤으니 아무래도 쇠약해진 몸 탓에 그랬던 것 같다. 그로부터 긴 시간이 흘렀는데도 주량은 그다지 늘지 않아 지금도 소주 한 병이면 알딸딸해져서 더는 마실 생각이 없어지니 이제는 술꾼이라는 말을 듣기에는 어림도 없다. 원 없이 술을 마시다가 건강을 해쳐서 쉰 살도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

가족 이야기 2023.01.25

죽은 모든 사람이 다시 살아남

유튜브에서 우연히 한국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를 소개하는 영화 리뷰를 보았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여자 친구가 거의 20년 후에 남자로 환생하여 동성애 관계를 갖는 영화인데 출연자들의 연기가 뛰어나서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환생과 동성애라는 주제에 별로 공감할 수는 없었다. 가톨릭신자인 내가 교회에서 인정하지 않는 윤회나 환생이라는 사상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게 당연하기는 하지만, 다른 종교의 교리에 대해 깊이 알지도 못하면서 윤회나 환생을 믿는 이들을 비판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참에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윤회와 환생, 그리고 부활에 대해 아래와 같이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윤회(輪廻)는 인도 계통의 종교인 힌두교, 자이나교, 불교의 종교 용어이다. 사람이 태어나 늙고 병들었다가 죽기를 끊임없이..

신앙 생활 2023.01.20

다윗과 밧 세바 이야기

성경에서 다윗과 밧 세바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궁금했다. 임금이라는 권력자가 위력으로 아름다운 여인을 성폭행한 사건’일까, 아니면 목욕하며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 임금을 유혹하여 왕비가 되고 마침내 자식(솔로몬 왕)을 왕위에까지 오르게 한 어느 여인의 신분 상승기일까? 오랫동안 갖고 있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본다.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이들은 밧 세바가 계획적으로 임금을 유혹했을 거로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은 다윗이 죄를 지은 데는 그녀도 일정 부분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추측하기도 하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성경은 분명히 다윗을 비난하고 있다. 다윗과 밧 세바의 이야기는 추잡한 유혹에 관한 것이 아니라, 권력을 이용해 여인을 건드..

신앙 생활 2023.01.17

열왕기를 읽고서

이스라엘과 유다 왕국에는 모두 42명의 임금(여왕 1명 포함)이 있었다. 사울이 첫 번째 임금으로서 40년간 이스라엘의 12개 지파를 통치했으며, 사울 사후에 왕국이 일시적으로 분열되어 다윗이 유다 왕국을 통치하였지만,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이 반란을 일으켜 2년 동안 왕국의 일부를 점거 통치했다. 이후 이스보셋이 암살되고 나서 다윗이 12지파 전부의 임금이 되었다. 이후 그의 아들 솔로몬이 그를 이어 임금이 되어 12지파 모두를 다스렸다. 솔로몬의 통치가 끝나자, 이스라엘 왕국은 분열되었다. 벤야민 지파와 유다 지파는 르하브암 왕과 함께 남아 유다 왕국(남부 왕국)이 되었고, 다른 10개의 지파는 자신들의 왕으로 예로보암을 세우고 이스라엘 왕국(북부 왕국)으로 분리되었다. 북부 왕국 이스라엘은 19명의 ..

신앙 생활 2023.01.10

이번에도 묵시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나 보네

작년 1월 1일에 한 해를 시작하며 일곱 번째로 성경 통독을 시작하며 대한 첫 구절은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창세 1, 1)”이고,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통독을 마치며 읽은 신약성경의 마지막이자 성경 전체의 마지막 구절은 “주 예수님의 은총이 모든 사람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묵시 22, 21)”이다. 각각 한 해의 시작과 마지막에 딱 맞는 구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성경은 전체적으로 “나는 알파이며 오메가이고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시작이며 마침이다. (묵시 22, 13)”라는 주님의 모습을 기록한 책일 거다. 성경 통독을 하면서 구약 성경에 나오는 각종 규정과 계명에 관한 내용을 읽을 때면 머리가 아팠지만, 신약 성경의 제일 마지막 책인 요한 묵시록도 정말..

신앙 생활 202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