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 살, 그러니까 대학교 3학년 여름방학에 스님이 두어 분밖에 없는 서울 근교의 작은 절에서 몇 주 동안 지낸 적이 있었다. 스님들은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들고 새벽 세 시 정각에 일어나서 절 주위를 돌며 목탁을 두드리고 염불을 외웠다. 나는 매일 새벽, 그 소리에 잠을 깨서 투덜거리다가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잠이 많던 젊은 나이였는지라 이른 새벽에 들리던 그 소리가 참 싫었고, 꼭두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스님 노릇도 쉽지 않아 보였다. 교통사고로 다리 하나를 절단한 나는 가끔 절단 부위의 통증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통증이라고 하지만 못 견디게 아프지는 않고 찌릿 거리는 가벼운 전기 자극 같은 것이다. 반갑지 않은 통증이 밤중에 찾아오면 일어나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인터넷으로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