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27

아버지가 고래로 환생했을까

인간이 죽고 난 후에는 어떻게 될까? 그리스도교(가톨릭, 개신교 및 여러 정교회)에서는 “사람이 죽고 나면 살아 있을 때의 행실에 따라 천국이나 지옥 또는 연옥으로 가지만, 이런 영적인 세계에 계속 머무는 건 아니다. 마지막 때가 되면 다시 이 세상으로 부활하여 재림 예수 그리스도에게 최후의 심판을 받고 구원받은 자들은 새롭게 달라지고 악한 것들이 제거된 이 세상에서 영생을 누리고, 구원받지 못한 자들은 지옥으로 다시 가서 영원히 머물게 된다.”고 ‘믿을 교리’로 신자들에게 가르친다. 나는 믿음이 확고하지 못하여 때로는 사람이 죽고 나면 육신과 영혼이 함께 소멸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환생이란, 육체는 소멸하지만, 영혼은 불멸하며, 죽은 후 영혼이 다시 새로운 인간(혹은 다른 생명체)으..

신앙 생활 2022.09.05

아무에게나 그 아름다움에 눈길을 주지 말고

우리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임제(林悌)의 시조가 생각난다. 청초(靑草) 우거진 골에 자난다 누엇난다. 홍안(紅顔)을 어듸 두고 백골(白骨)만 무쳣나니. 잔(盞) 잡아 권(勸)하리 업스니 그를 슬허하노라. 지은이는 당대의 대문장가로서 명산을 두루 찾던 풍류인이었다. 이 시조는 지은이가 평안도 평사(評事: 정6품의 외직 무관)로 부임 도중 개성에 들러 황진이의 무덤에 술잔을 부으면서 인생의 덧없음을 한탄하여 읊은 것이라 한다. 이로 말미암아 그는 임지에 부임도 하기 전에 파직당한 것으로 전해 온다. 이 일이 양반의 체통을 떨어뜨렸다고 논란이 되어 임제는 벼슬에서 물러났지만, 그런 것에 개의하지 않고 명산을 찾아 다니며 즐기다가 세상을 떠났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남녀 간의 사건 기사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이것저것 2022.09.05

쓸데없이 돈을 쓰다니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이 미국에서 판매된 후 고장 나서 서비스 신청하기 까지 얼마 정도의 기간(이하 ‘초기 고장 소요 기간’이라 함)이 걸릴까? 궁금하기는 하지만, 크게 중요한 사항은 아니다. 제품 보증(Warranty) 기간을 정할 때 다소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업계의 동종 제품에 대한 관행을 기준으로 해서 회사 판매 정책에 따라 다소 늘리거나 줄이면 되지 초기 고장 소요 기간이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고장 발생 비율이나 서비스용 부품을 주문할 때도 초기 고장 소요 기간이 그다지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지는 않는다. 35년 전 뉴저지 현지 법인의 어느 분이 초기 고장 소요 기간에 관하여 묻기에 6개월이며, 산출 근거는 서비스 카드에 적힌 내용에 따라 샘플링해서 계산한 결과를 사사오입하면 6개월이라는 결과..

시간여행 2022.09.05

심폐소생술을 지켜보고

내가 이용하는 헬스클럽은 큰 종합 병원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인데 며칠 전에 거기서 우연히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걸 보게 되었다. 심폐소생술이란 심장의 기능이 정지하거나 호흡이 멈추었을 때 시행하는 응급조치이다. 심장마비의 경우 신속히 조치하지 않으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환자를 발견한 목격자가 신속히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운동이 끝나고 혈압이나 측정해 보려고 의자에 앉아서 혈압계의 커프를 팔에 끼우려고 하는데 몇 걸음 떨어진 운동기구에 앉아 있던 사람의 몸이 옆으로 쓰러지는 게 보였다. 그 부근에 있던 키가 무척 큰 여자 트레이너가 얼른 다가가서 “Are you OK?”라고´물어보았지만, 대답이 없었고, 이내 “응급상황 발생”이라는 구내방송이 흘러나왔다. ..

교통사고 이후 2022.09.05

쉽게 들어온 돈은 쉽게 나가더라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침체된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고소득층을 제외한 모든 미국 시민권자에게 경기 부양금(Stimulus Check)이라는 명목으로 1인당 $1,200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주겠다고 국회에서 논의가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의아했다. 우리 부부는 은퇴해서 직업이 없는 사람이니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수입이 준 것도 아닌데 왜 우리가 그런 돈을 받아야 할까? 그런 돈은 자영업자나 실직자처럼 직접 타격을 받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퍼주어도 국가 재정에 문제는 없을까? 그래도 생각지도 않은 돈이 생긴다니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1차 stimulus check라는 돈 $2,400(1인당 $1,200)이 부부 공동명의의 은행 계좌로 입금되었다. 받고 나니 괜히 ..

미국 생활 2022.09.05

술이라도 잘 마셨으니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에서 목자(目子)가 불량(不良)하다”라는 표현을 가끔 볼 수 있다. 목자는 눈의 비속어로서 ‘눈깔’ 정도로 옮기면 되겠다. 젊은 나이에 서비스 과장으로 임명되어 대전에서 근무를 시작했는데 얼마 지내니 그야말로 ‘눈깔 굴리는 게 불량스러운’ 직원 둘이 눈에 거슬렸는데 둘 다 나보다 나이가 여러 살 위였다. 한 사람은 운전기사였는데 군대에 있을 때 장군의 차를 몰았다는 걸 대단한 자랑으로 여기며, 일도 없이 내 방에 들어와 여직원들에게 곱지 않은 말을 내뱉는 게 나에게 시위하는 것처럼 보였다. 또 다른 직원은 사무직원이었는데, 친형이 본사의 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걸 대단한 빽이라고 과시하며 센터장에게 반말을 내뱉으며 거칠게 굴었다. 센터장도 이 두 친구가 직원들을 선동하여 분..

시간여행 2022.09.05

세상을 떠난 남편의 특별한 모습

필자 : Rick Hamilton 출처 : Mysterious Ways(2021년 7월 23일자) 그 소식은 정말 끔찍했다. 내 친구 지니의 남편 마크가 죽었다. 그들이 결혼한 게 겨우 재작년 여름이었는데. 둘 다 이혼의 아픔을 겪고 이제서야 참사랑을 찾았다고 했는데. 새롭게 출발한다는 흥분으로 그 결혼식에서 다들 많이 웃었고, 축배를 많이 들며 즐거워했었다. 결혼식 끝 무렵에 지니는 부케를 멋지게 던져서 친구들 모두 재미있어했다. 결혼식장을 떠나며 나는 하느님께서 그녀가 동화처럼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게 해 주신 걸 감사드렸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걸 누릴만한 친구였다. 나는 그들이 은퇴 후 사는 아이다호로 순간 이동해서 그녀를 꼭 껴안아 주고 싶었다. 이럴 때 하느님은 어디에 계실까? 어째서 그분은 마..

번역문 2022.09.05

성당의 고양이가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필자 : 캐티 캔트 2021년 5월 25일 자 가이드포스트에 게재됨. 어느 화요일 정오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성당을 찾았다. 내 친구가 암으로 투병하고 있었기에 그를 위해 기도하고 싶어서였다. 다른 교구의 성당에 오려니 눈치가 보이고 어색했다. 그래서 나는 성당에 사람이 없는 시간을 택했다. 신자석에 혼자 앉아 있는데, 스테인드글라스의 창을 통해서 햇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나는 머리를 숙이고, 눈을 감고 십자 성호를 그었다. “하느님, 오랜만에 성당에 왔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제 친구가 아픕니다. 당신이 그를 도우실 수 있다면……” 무언가가 내 발목을 훑는 게 느껴졌다. 나는 눈을 번쩍 뜨고 내려다보았더니 검고 흰 무언가가 내 앞 좌석 아래로 사라지는 게 보였다. 고양이었다. 고양이는 내 좌석 여러 ..

번역문 2022.09.05

성당을 옮기다

‘조폭과 신부의 공통점’이라는 유머가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인기가 있다 보니 몇 가지 버전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제는 아재 개그의 고전이 된 것 같다. 그중 하나를 소개한다. 1. 검정 옷을 자주 입는다. 2. 식사하고 절대 자신이 계산하지 않는다. 3. 구역(나와바리)이 확실하다. 4. 아무에게나 반말한다. 물론 가톨릭 신부 대부분은 성직자의 본분에 맞게 겸손하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신부는 지나치게 권위를 내세우기에 위와 같은 유머가 유행한 듯하다. 그런 신부들은 제발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마태 20, 28) 라는 예수님이 친히 하신 말씀을 늘 가슴에 담고 겸손하게 살면 좋겠다. 신부때문에 마음의 상..

신앙 공동체 2022.09.05

성경 통독을 마치며

히브리어로 된 구약과 그리스어로 된 신약을 라틴어로 번역하여 지식인들만 읽을 수 있던 성경을 누구나 읽을 수 있게 한 위대한 성서학자 예로니모 성인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 성경을 모르는 건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 · 기도는 하느님에게 말씀드리는 것이고, 성경을 읽는 건 하느님 말씀을 듣는 것이다. · 성경을 잘못 해석하면 주님의 말씀을 인간의 말로 바꾸게 되고, 때로는 악마의 말로 바꾸게 된다. · 항상 거룩한 책을 방패 삼아 손에 지녀라. 그리하면 자신이 나쁜 생각에 빠지는 걸 막게 된다. 성인의 말씀을 새기며 교우 몇 분이 1년 동안 성경을 완독하겠다는 야무진 목표를 세우고 성경 읽기를 시작한 게 1년 전이었는데 몇 분은 끝까지 완독했지만, 몇 분은 중간에 포기했다. 나 혼자서 성경 읽기..

신앙 생활 2022.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