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특별한 까닭도 없이 깊이 잠들지 못했더니 피곤했다. 간밤에는 모처럼 깊은 잠에 빠져있는데 다리가 계속 찌릿찌릿한 게 느껴졌다. 비몽사몽 간에 시계를 보니 두 시가 좀 넘은 새벽이었다. 열한 시에 잠자리에 들었으니 고작 세 시간 남짓 잔 셈이다. 다시 잠을 청했으나 전기 충격과도 같은 통증이 계속되어 편히 자기는 글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왼발 뒤꿈치 복판에 온 불청객이었다. 어쩌다 환상통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오면 잠을 이루기 어렵다.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가 무릎에서 절단되었으니 내 왼쪽 다리에서 발이 사라진 지 오래되었지만, 사라진 몸 일부에 생생한 통증을 느끼는 기분은 정말 허깨비에 홀린 것 같다. 그래서 환상통을 영어로 phantom pain이라고 하나 보다. 환상통이 찾아오면 물러가..